[뉴스핌=전지현 기자] '브라질산 닭고기'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식품업계가 엇갈린 대응을 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버거킹과 세븐일레븐, GS25 등은 소비자들의 우려를 감안해 사용 및 판매중단을 선언했다. 반면, 롯데리아와 맘스터치, KFC 등은 버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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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유통금지된 브라질 닭고기와 무관함. <사진=전지현 기자> |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앞서 농림축산식품부가 브라질 연방경찰에 적발된 FBR 작업장에서 생산된 닭고기가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다는 발표에도 브라질산 닭고기에 자체에 대한 공포가 번지고 있다. 브라질산 닭고기는 가격이 싸고 부피가 커 편의점과 햄버거 등 상당수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다.
한국 닭고기 수입물량은 지난해 기준 10만7399t으로 이중 한국으로 수입되는 닭고기 가운데 브라질산은 전체 83%인 8만8995t을 차지했다. 이 중 문제가 된 BRF사로부터의 수입량은 2만2500t에 달한다. 지난해 한국에서 소비되는 연간 닭고기 물량 70만4800t의 6%에 해당하는 것이다.
치킨업계 한 관계자는 "브라질산 닭고기과 국내산 닭고기 가격차이는 크게 2배 이상 날 때도 있다"며 "브라질산 닭고기는 가격이 싸고 부피가 크다는 장점이 있어 소규모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닭꼬치, 닭강정 등에 사용되곤 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22일 현재 국내산 육계생계(소, 도축 전의 살아있는 상태의 닭) 가격은 ㎏당 219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시세는 역대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2011년 3월, ㎏당 2680원를 30년만에 갱신한 지난 6일 ㎏당 2690원보다 다소 주춤하지만 1년 전 산지시세 1890원에 비해 약 18%(300원)이나 올랐다.
AI영향에 따른 닭고기 가격 상승세에 정부가 내놓은 대응책은 소비자 불안을 부채질한 꼴만 됐다. 농식품부는 4월 초부터 수입산 닭고기에 적용되는 18~22.6%의 관세를 한시적으로 0%의 할당 관세 적용하는 것을 검토한 바 있다. 관세 면제가 적용되면 브라질산 닭고기의 수입가격은 ㎏당 1750원에서 1450원으로 국내산보다 700원이나 낮아지는 셈.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에 수입된 브라질산 닭고기 물량이 상당수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역풍을 맞고 있다. 국내토종 버거·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맘스터치는 22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문제 발생 직후 해당 기업으로 부터 전혀 납품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론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맘스터치 모든 메뉴는 국내산을 주로 사용하며 일부 브라질 타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그동안 정부 위생검역당국이 요구하는 수입통관절차를 충실히 이행해 왔으며 향후에도 철저한 검역을 통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리아와 KFC도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한 메뉴를 판매 중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도마위에 올랐다. KFC의 경우 치킨불고기버거 한 종류만 브라질산과 국내산을 혼입해 판매 중이며 롯데리아는 리치버거와 순살치킨 메뉴에 브라질산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FBR이 아닌 다른 업체 닭고기를 사용하는 만큼 '판매 중단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FBR 제품이 아니지만, 브라질산 닭고기 불안감에 판매 중단을 결정한 곳들도 있다. 버거킹은 브라질산과 국내산 닭고기를 혼합한 패티를 사용한 ‘크런치 치킨’을 판매했지만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메뉴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세븐일레븐은 브라질산 닭고기가 사용된 도시락 제품과 매장에서 판매하는 치킨류에 대해 판매 중지와 함께 생산·발주도 중단했고, GS25 역시 브라질산 닭고기가 사용된 도시락과 햄버거, 닭강정 제품에 대해 발주 중단을 결정했다. 앞서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들도 지난 20일부터 모든 점포에서 브라질산 닭고기를 철수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안전하다는 발표에도 소비자들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계란에 이어 수입산 닭까지 먹거리에 대한 공포로 식품 안전성 논란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수입 검역을 강화하기 위해 현물 검사 비율을 현재 1%에서 15%로 늘리기로 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