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유리 기자] 12세 소년부터 백발 노인까지... 2시간 가까이 이어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선 대내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24일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48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 개최 30분 전인 오전 8시30분부터 주주들은 현장에 마련된 400여 석의 자리를 가득 메웠다. 주총은 주주들의 열띤 질의와 토론이 오가면서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이날 최대 화두는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요구였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02조원, 영업이익 29조원 달성한 것에 이어 경영 성과를 지속해 달라는 주문이다.
삼성전자는 24일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제48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 소수주주인 박광균씨는 "나라 안팎으로 상황이 불확실함에도 삼성전자가 큰 경영 성과를 이루며 자산 가치가 2배 가까이 올랐다"면서 "올해도 경영 활동에 집중해 주식 가치가 제고될 수 있도록 경영진께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주총에 처음 참석했다는 전병태씨는 "좋은 실적을 보여줘서 흐뭇하지만 이를 지속하기 위해선 많은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초등학생인 12세 주주가 주총에서 발언에 나선 것도 눈길을 끌었다. 주총장에 나와 질의응답에 참여한 주주로는 역대 최연소다.
유모군은 "오늘 주총에 처음 나와 조금 떨린다"면서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갤럭시 노트7 폭발과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권 부회장은 "주총에 참석한 제일 어린 주주인 것 같다"며 "앞으로는 젊은 층의 의견을 받아 좋은 제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주주들은 자율 경영 체제로 경영 투명성이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유럽 2대 연기금인 네덜란드 APG자산운용에서 한국 대표로 참석한 박유경씨는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도록 쇄신하겠다는 경영진의 결단이 경영 성과에 담겼다"면서 "주주친화적인 정책뿐 아니라 소통 강화나 투명성 확대에 신경썼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록 지금 사업 외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쇄신의 노력을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 부회장은 "경영진으로서 앞으로도 삼성전자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겠다"며 "이사회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데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확보해 관리감독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주총의 최대 관심사였던 지주사 전환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총에서 주주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권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 등 사업구조 개편은 법률, 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를 하고 있으나 검토 과정에서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해 지금으로서는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검토 완료시 결과를 주주들에게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선 "경험을 가진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위해 다각도로 영입을 추진해 왔지만 최근 회사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번 주총에서 후보 추천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주총에서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안건을 상정해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권 부회장은 회사의 지속 성장과 주주 중시 경영을 위해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사업 고도화로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 ▲소비자의 본원적 니즈발굴을 통한 새로운 기회 창출 ▲위기관리 시스템개선과 품질 경쟁력 확대 ▲주주와의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