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세준 기자] 고급 가구점과 미슐랭 스타 셰프의 레스토랑, 구글 등이 밀집한 뉴욕 맨해튼 워싱턴스트리트 837번지.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꼭 한번씩은 들르는 랜드마크가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2월 설립한 IT·문화 복합 놀이터인 '삼성837'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방문한 삼성837에서는 오는 29일 예정인 갤럭시 S8 공개행사(언팩)에 맞춰 재단장 작업 한창이었다.
'삼성837' 전경. <사진=삼성전자> |
유명 사진작가 까를로스 세라오(Carlos Serrao)와 협업해 만들었던 예술작품 코너가 30일부터 마치 우주 여행을 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가상현실(VR) 체험 공간으로 변신할 예정이다. 입구에는 이미 갤럭시 S8 티저영상을 활용한 셀피(셀카)존이 놓였다.
삼성837은 '브랜드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한 전초기지다. 삼성은 837에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패션, 기술, 요리, 음악, 스포츠, 웰빙, 예술, 엔터테인먼트 등 8가지 분야 이벤트를 하루 3번씩 7일간 진행한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 이곳에서는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스마트폰과 웨어러블을 활용한 다양한 소비자 경험을 연중 무휴로 제공한다.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주요 거래선들을 만나면서 경쟁사 대비 우리는 브랜드 개성이 약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고 3~4년전부터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알릴지 고민하고 있다"며 "이제껏 선보였던 홍채인식, 삼성페이, VR 등은 혁신이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기술이지만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어떤 혜택을 누리고 즐길수 있는지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오 슝커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전무는 "글로벌 브랜드로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기술혁신 회사가 아니라 '생활 브랜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며 "우리가 파는 제품을 소개하는 것으론 부족하다. 이제는 정보를 파는 시대가 아니라 감정을 파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슝커 전무는 또 "지금 시대는 회사의 제품 자체보다 회사가 지향하는 믿음이 더 중요하다"며 "삼성은 세계적인,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는, 민주적인 전세계 유일한 회사"라고 말했다.
'삼성837'에서 관람객들이 '기어 360' 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837'은 개관 1년만에 누적 방문객 45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방문객은 1200여명 수준이며 주말에는 약 1700여명이 몰린다.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 가수 그웬 스테파니(Gwen Stefani), 존 레전드(John Legend), 요리 연구가 안소니 부르댕(Anthony Bourdain), 사진작가 나이젤 바커(Nigel Barker) 등 여러 유명인들도 '삼성 837’을 방문했다.
'삼성837'은 총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다. 지하 1층부터 3층까지는 체험·전시 공간이고 4층부터 6층은 사무 공간이다. 올해 2월 뉴욕 패션 위크 기간에는 ‘기어 VR, 기어 360’ 카메라 등을 이용해 런웨이를 생중계했고 실제 패션쇼를 진행하기도 해 900여명의 관람객이 참여했다.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후보작 상영과 시상식 당일 생중계도 실시해 1600여명이 시청했다. 지난 3월에는 삼성전자가 인수한 럭셔리 주방가전 브랜드 데이코의 신규 빌트인 가전제품 라인업인 ‘모더니스트 콜렉션’공개 행사도 진행했다.
최보람 삼성전자 미주법인 마케팅담당 차장은 "지하 1층부터 지상 1층으로 이어지는 메인 스테이지에 55인치 디스플레이 96장(가로 8장, 세로 12장)으로 구성한 스크린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837'은 리테일 전문 매체 ‘디자인 리테일(design:retail)’이 선정하는 ‘올해의 매장 디자인’에서 ‘최고 융합' 부문에 선정됐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Forbes)는 "삼성837과 같은 공간에서 소비자들과 교감하는 것은 제대로 된 선택이며 업계 리더다운 활동”이라고 언급했다.
'삼성837'에서 관람객이 5대의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모습을 다각도로촬영해 메인 스테이지의 화면에 띄워보는 '포토 프리즘' 코너를 체험 중이다. <사진=삼성전자> |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