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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홍규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인도 증시가 올해 상반기 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정부가 단행한 화폐개혁의 부정적 여파가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데다, 작년 4분기 인도 경제가 7% 성장하는 등 경제 낙관론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글로벌 기관들이 매수 대상으로 추천한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인도 기업 5곳이 이름을 올려 관심이 쏠린다. 톱5 중에서 4개가 인도 종목이었다.
센섹스지수 5년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지난 29일 자 로이터 서베이에 따르면 인도 대표주가지수인 BSE 센섹스지수는 올해 6월 말 3만2940포인트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이는 3개월 전 조사에서 대폭 상향 조정된 것이다. 다만 연말에는 상승세가 한풀 꺾여 3만1250포인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 역시 현재보다 6% 높은 수준이다. 이번 달 인도 증시로 유입되는 해외 자본은 4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지난 11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인민당(BJP)이 주 의회 선거에서 대승을 거둠에 따라 그간 주춤했던 정부 주도 노동·농업·은행 개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개혁에 따라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장기적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전망에 반영됐다는 얘기다.
코탁증권의 산지브 프라사드 공동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사람들이 고액권 폐지의 화폐개혁 충격이 예상만큼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됐다"면서 "인도 증시는 강력한 캐치업(catch-up) 모드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작년 12월 26일 센섹스지수는 정부의 고액권 폐지가 화폐 부족 사태를 불러와 민간 소비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에 무려 7.4% 급락했다.
◆ 글로벌 선호 TOP5 중 4개가 인도 주식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작년 말 저점에서 회복세를 유지하는 인도 증시의 탄력성을 확인하면서 매수 열기를 더해가는 모습이다. 화폐 개혁의 악영향이 통계상에 제대로 집계되지 않은 중소기업들에 집중됐기 때문에 이 영향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투자를 유보하겠다는 일부 기관도 있지만 고액권 폐지를 필두로한 각종 개혁은 대형 상장 기업들에 분명히 호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글로벌 기관들은 인도의 금융·건설·화학 업종에 매수 의견을 내놨다. 블룸버그통신이 글로벌 기관 49명의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매수 추천 글로벌 주식 상위 10개 가운데 5곳이 인도 주식으로 집계됐고, 상위 5개 기준으로는 인도 기업 4곳이 이름을 올렸다.
<자료=블룸버그통신> |
인도 HDFC은행, 자동차업체 마루티스즈키, 인더스인드은행, 정보통신(IT)업체 인포시스가 각각 매수 선호 1위, 2위, 3위, 5위를 차지했다. ICIC은행은 8위를 나타냈다. 기관들의 선호 업종이 금융으로 쏠린 것은 저금리 기조와 화폐 개혁으로 가계의 현금 자산이 금융권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코닥 증권에 따르면 전통 저축 자산으로 간주됐던 금과 부동산이 인도의 가계 저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년전 68%에서 58%로 감소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매수 업종이 금융과 건설 등 국내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쏠린점을 경계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매수할 것을 추천했다. 금융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의 닐칸스 미슈라 인도 주식 분석가는 정부 투자는 부진하고 인도의 임금 상승률은 낮으며 부동산 시장은 고평가됐다며 인도 경제 성장에 베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평가되고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매수할 것을 권장했다. 미슈라 분석가는 IT회사 HCL테크놀로지스, 테크마힌드라, 모기지업체 LIC하우싱파이낸스, 타타모터스, 의약품 제조업체 시플라를 시장 수익률 상회(OutPerform) 종목으로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