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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방전된 '전기차 배터리', 유럽·미국서 재충전

기사등록 : 2017-04-0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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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LG화학 등 생산라인 재편 ,대체시장 공략

[ 뉴스핌=최유리·방글 기자 ]삼성SDI, LG화학 등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대체할 돌파구로 유럽, 미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중국 난징공장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1기를 증설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 내 배터리 공급이 막혔지만 늘어난 북미와 유럽 시장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라인 1기는 LG화학의 최대 고객인 제너럴모터스(GM) 물량에 대응할 수 있는 규모다. GM뿐 아니라 아우디, 르노, 다임러 등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가 30여개로 확대되면서 라인 증설이 필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 라인도 증설에 들어갔다. 지난해 10월 난징 공장에 ESS 2호기 신설에 대한 투자 안건을 통과시킨 후 최근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ESS는 발전소에서 과잉 생산된 전략을 저장해뒀다 전력이 부족할 때 공급해주는 저장장치다. 신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ESS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국 공장에서 이를 생산키로 했다.

생산 라인을 재편하면서 중국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20%에서 최근 70%까지 올라왔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공장을 미국이나 유럽 등 전기차 회사 공급용, ESS용 배터리를 만드는 데 활용하고 있다"면서 "외부에서 생각하는 만큼 걱정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삼성SDI도 시장 다각화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와 ESS 수요가 늘고 있는 유럽과 미국 시장을 두드리는 중이다.

삼성SDI는 BMW, 폭스바겐, 아우디 등 유럽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BMW의 주력 전기차인 'i3'에 이어 폭스바겐의 신형 전기차 'e-골프'에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했다.

유럽 시장에 공급하는 물량을 중국 시안 공장에서 생산해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한편 현지 생산 시설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용 5만대 분 배터리에 대한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헝가리 공장에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브라운관을 생산하던 헝가리 공장을 전기차 배터리 공장으로 바꿔 내년 하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현지 직원 교육과 설비 준비 작업에도 돌입했다.

미국 시장은 ESS용 배터리로 공략하고 있다. 최근 삼성SDI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ESS용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자신감이 붙은 상황이다. 미국 4만 가구가 4시간 동안 사용 가능한 전력량인 240메가와트아워(MWh) 규모의 ESS 배터리로 업계에서 발주된 ESS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삼성SDI 홍보팀 관계자는 "중국 시안에서 유럽향 전기차 배터리와 ESS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면서 "중국 전기차 배터리 이슈는 변화가 없지만 공장 가동 상황은 지난해보다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ESS 시설<사진=삼성SDI>

양사가 공략 중인 유럽 전기차 배터리와 미국 ESS 배터리 시장은 전망이 밝다. 업계에 따르면 향후 유럽 전기차 시장은 올해 24만3165대에서 2020년 57만6853대로 2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미국 시장 역시 송배전 설비 노후화와 신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정책으로 지난해 590MWh에서 2020년 4.2G기가와트아워(GWh) 규모로 7배 가량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터리 업계가 시장 다각화에 나선 이유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던 중국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사드 보복이라는 난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국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며 견제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에서 이를 공개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며 "기업 입장에서 사드 이슈에 대응할 별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에 제품 및 시장 다각화로 길을 찾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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