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겨레 기자] 국내 1위 밥솥업체 쿠쿠전자의 수익구조가 바뀌고 있다. 밥솥 판매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정수기 등 렌탈 사업이 새로운 돌파구로 부상 중이다.
6일 쿠쿠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렌탈사업부문 매출액은 2238억원으로, 전체 매출 7167억원의 31.2%를 차지했다. 렌탈부문 영업이익은 371억원으로 전체 영업익의 39%에 이른다.
렌탈부문 매출액은 지난 2012년 49억원 이후 매년 늘어났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2년 1.6%에 불과했으나 4년만에 30%를 돌파했다.
쿠쿠전자는 최근 소비자들의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의 렌탈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렌탈계정 100만개를 달성하는 등 정수기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쿠쿠전자는 정수기 시장에서 코웨이를 뒤쫓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5년 7월 말레이시아 렌탈 시장에 진출한 성과도 지난해부터 나타났다. 렌탈사업부문 수출액은 2015년 8억원에서 지난해 196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밥솥 사업은 부진했다. 밥솥이 90%를 차지하는 가전사업부문 매출액은 4929억원으로 전년보다 4% 줄었다. 쿠쿠전자 가전 매출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지난 2012년 실적을 공개한 이후 처음이다. 쿠쿠전자는 국내 밥솥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시장 자체가 포화상태다.
아울러 2위 사업자 쿠첸이 프리미엄 모델인 인덕션히팅(IH) 전기압력밥솥을 강하게 밀어붙여 경쟁이 심화됐다. 지난해에는 대유위니아도 프리미엄 밥솥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시장은 더욱 안갯속이다. 밥솥 시장의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중국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으로 크게 줄어서다. 명동을 비롯한 시내 면세점에 입점해 최근 2년간 매출이 세배 이상 뛰었으나 유커의 발길이 끊기자 3월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20% 줄었다.
쿠쿠전자는 가전제품을 소유하기보다 사용만 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 렌탈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유지·보수가 가능한 제품 위주로 렌탈 사업을 확대하고 패키지 렌탈 상품 구성도 검토하고 있다.
홍보팀 관계자는 "국내 밥솥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중국 상황도 좋지않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반면 렌탈사업은 꾸준히 탄탄하게 성장중"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