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 2020년, 입사 2년차 A씨(남, 28세)는 내년에도 계속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요즘 고민이 깊다. 1년 6개월 전 정부의 '5년 고용 보장' 제도 덕에 일단 취업은 했지만, 예정된 2년의 지원기간이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이 종료되면 임금이 줄어드는 뿐 더러 회사에서 자기를 계속 써줄지도 알 수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얼마 안 가 이 같은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6일 정치권 및 관가에 따르면, 안철수 후보의 '청년 고용 보장'이라는 야심찬 목표가 일자리로 인한 한국경제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에 참석한 안철수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안철수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향후 5년간 한시적으로 ‘청년 고용 보장 계획’을 실시, 일하고 싶은 청년들에게는 직장을, 배우고 싶은 청년들에게는 학교나 훈련기관에서의 배움을 보장해주겠다고 공약했다.
이 공약의 취지는 앞으로 5년 후에는 베이비붐세대들이 은퇴하기 시작하고, 그러면 고용 여건이 조금씩 나아질테니 그때까지만이라도 정부가 청년들을 조금 도와주자는 것.
'베이비붐 세대'는 1955~1963년생을 일컫는 말로, 그 수가 약 700만 명 수준이다. 당연히 이들의 자녀 또한 많아 1979~1992년생 인구가 1000만 명에 이르는데, 바로 '에코세대'다.
청년 고용 보장 계획은 바로 이 1000만 명의 에코세대들이 취업시장에 쏟아져 나오며 아직 은퇴 전인 베이비붐세대와 맞물려 취업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안철수 대선 캠프 관계자는 "에코세대는 대학진학률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최고 수준일 때 대학에 다닌 세대"라며 "베이비붐세대가 5년 후부터 본격 은퇴하면 청년실업 문제가 완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베이비붐세대와 그 자녀들 에코세대로 인해 청년 고용 사정이 좋지 못하다는 것에는 동의하는 의견이 많다.
송진혁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지금 취직을 하는 세대가 베이비붐세대의 자녀들인 에코세대인데, (그로 인해 고용에 있어서) 어려움이 가중된 측면이 있다"며 "청년 인구가 감소세로 간다는 게 전망이니까, (그렇게 되면) 당연히 취업난이 나아질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5년 고용 보장의 세부 실천 방안이 2년짜리 임금 지원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는 게 우려되는 부문이다.
안철수 후보의 공약을 보면, 향후 5년간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들에게 2년 동안 1200만원(매달 50만원씩)을 지원해 연간 최대 10만 명, 5년 동안 50만명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는 어떻게 보면, 5년이 아니라 2년간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비정규직 2년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라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듯한데, 회사가 2년 지나서 그 직원을 내보내면 어떡하냐는 것이다.
안철수 캠프 관계자는 "2년 프로그램을 5년간 하겠다는 것"이라며 "올해부터 하긴 어려울 것이고, 내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임금을 더 주니 보다 우수한 인력이 취업할 것이고, 그러면 기업에서도 그런 우수한 인력을 (2년 후에도 내보내지 않고) 계속 데려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현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문제의 원인과 해법 자체가 임시방편인 것 같다"며 "현재로선 경제가 나아질 기미가 잘 보이지 않고, 특히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 당장은 사람이 설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니까 사람을 많이 쓰기보다는 소수정예로 경쟁력을 끌어올리려 할 것"이라며 "결국은 기본적인 틀을 바꿔 나가야 하는 것으로, 고용구조나 복지시스템, 사회안전망 등 사회 전반적인 구조 개혁을 지금부터라도 고민해서 사회 전체의 균형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안철수 캠프 관계자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며 "다만, (5년 고용 보장으로) 우리경제에 숨통이 틔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