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윤애 기자] '안철수 조폭 동원', '안철수 차떼기', '문재인 아들 문유라',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 사고 은폐'
대선 본선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정치권의 검증전(戰)이 극렬한 네거티브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경선 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턱밑까지 지지율을 추격하면서 양측의 '검증' 공방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검증과 무작위 네거티브와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제33회 한국여성대회 기념식 & 성평등정책토크가 열린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
첫 포문은 후발주자인 국민의당 측이 열었다. 문 후보를 박근혜 국정농단 게이트의 주역들과 같은 프레임에 가두려는 전략이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문 후보 아들의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해 "정유라가 문유라가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2003년 노무현 정부 집권 초기 대통령 사돈의 음주 교통사고와 관련, 문 후보가 몰랐다는 해명에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조윤선 정무수석이 '블랙리스트'를 모른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비꼬았다. 안 후보는 문 후보가 3D 프린터 발음 관련, "일반적으로 누구나 보면 '쓰리디 프린터'라고 읽는다"고 꼬집어 문 후보를 머쓱하게 했다.
연일 공세에 문 후보가 "마! 고마해라"라고 응수하자 박지원 대표는 "제2의 박근혜 발상"이라며 맞받아쳤다. 결국 문 후보 측도 손놓고 있진 않았다.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3년 전국 검사와의 대화 당시 발언이 떠오른다.
문재인 캠프 권혁기 수석부대변인은 "국민의당의 네거티브 공세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이제부터 안 후보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이 시작될 것"이라고 벼르고 나섰다.
그간 대세론 속에서 '허허실실(虛虛實實)' 전법으로 상대방의 예봉을 비겨가려 했지만, 안 후보 측의 '맹폭'으로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어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기다렸다는 듯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안 후가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낙하산 회장 선임과 부실기업 방만 인수를 전혀 막지 못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광온 공보단장은 "호남 경선에서 선거인단을 렌터카로 '차떼기' 동원을 위해 조폭의 손을 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공격했다. 안 후보 부인도 도마에 올렸다. 권 수석부대변인은 "안 후보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위안부 할머니 빈소 '갑질' 논란에 유감"이라고 논평을 내며 묵은 상처를 건드렸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 양측은 날선 설전을 주고 받고 있다. 문재인 캠프 특보단장인 민병두 의원이 안 후보의 지지율을 "맥주거품 같은 것"이라고 빗댔고,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대세론에 취해 잘 분간을 못한다"고 응수했다.
검증을 핑계로 무차별 네이티브 양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대선후보들이 촛불민심을 다시 한번 좌절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적폐세력의 청산 등에 이어 새로운 발전동력을 일으켜야 하는데, 또 다시 정치권이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우려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