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민준 기자]르노삼성자동차(대표이사 박동훈)가 중형세단 'SM6' 택시 출시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동급모델 'SM5' 판매부진과 SM6 리콜사태로 중형차 1위를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르면 올 연말 택시 표시등이 달린 SM6를 도로 위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중형차 점유율 유지를 위해 SM6 택시모델 출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르노삼성은 여태껏 SM6 택시 출시 가능성을 부인해왔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6의 이미지를 고려해 고급택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나온 SM6는 르노삼성을 중형차 시장 1위(자가용 등록기준)로 올려놓은 주역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SM6와 SM5를 각각 5만431대, 6366대로 총 5만6797대 판매했다. 첨단사양과 고급내장재 등으로 SM6를 차별화 한 르노삼성의 전략이 통한 것이다.
이 중 장애인용과 렌터카용으로 판매한 지난해 SM6 2.0 LPe 모델 판매는 1만275대로 전체 SM6의 17.9%를 점유했다. 모두 장애인용 혹은 렌터카용으로 팔렸다.
통상 LPG 차량 판매에서 택시 비중이 장애인·렌터카용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택시 판매를 시작하면 최소 월 1000대 이상 판매를 늘릴 소지가 다분하다. 그러나 르노삼성은 SM6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희석될 것을 우려, 택시모델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르노삼성이 올해 SM6 택시모델 없이 중형차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내부적으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SM5는 모델 노후화로 지난해 월평균 500여대 팔리던 것이 올해 1~3월 월평균 400대 이하로 떨어졌다.
연간 판매량도 2014년 2만7248대, 2015년 2만3866대, 지난해 6366대였으며,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5000대를 넘기기 힘들다.
또, 최근 품질문제에 휩싸인 SM6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8.2% 감소한 3900대를 기록했다. SM6는 지난 3월 가속·브레이크 페달 덮개 제작 불량 등 품질문제로 9만여 대가 리콜 됐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5 판매가 줄어 생긴 공백을 SM6로 메꾸는데, 그 중 택시출시도 검토 중"이라며 "하지만 당장 실행하기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SM6의 경쟁모델인 현대차 쏘나타는 지난달 계약에 들어간 이후 한 달 만에 1만675대가 팔리면서 중형차 1위를 되찾았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중 쏘나타 뉴라이즈 영업용 모델을 선보여 판매회복세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르노삼성은 SM6 최상위 등급에 새로운 색상을 추가한 것 외 별다른 전략이 없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기존 SM6를 구매한 고객들도 택시 판매를 반대하고 있어 시장 분위기를 지켜보고 있다"며 "차후 정확한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