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IB에 혜택을 주는 단기 발행어음 업무 인가신청을 앞두고 대형사들이 각종 불확실성에 휩싸이며 긴장하는 모습이다. 대주주 적격성 이슈, 과거 위법사실에 대한 당국 제재 등이 걸림돌로 부각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말부터 초대형IB의 발행어음 업무 인가 신청이 시작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6월중 라이선스 배포를 목표로, 7월부터는 발행어음 업무를 개시를 계획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 미래에셋대우, 옛 대우증권 '특별이자' 당국제재 주목
먼저 초대형IB 중 가장 많은 자기자본(6조6000억원)을 보유한 미래에셋대우는 금융당국의 제재와 관련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운다.
미래에셋의 전신인 대우증권은 수년 전 일임형 CMA(MMW)의 특별이자와 관련해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로 당국에 적발된 바 있다. 제재를 두고 갑론을박해오던 금융감독원은 관련 조사를 모두 마치고 해당 사안을 제재심의위원회에 조만간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PR·MMF형이나 종금형 CMA는 RP나 단기어음, CD 등을 활용해 운용되며 운용수익에 따라 고객에게 금리가 지급된다. 다만 일임형 CMA(MMW)의 경우 고객이 예치한 자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하고, 증권금융이 증권사에 수신금리를 지급하면 일정부분을 제하고 고객에게 돌려주는 구조로 운용된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가 거액의 자금을 예치할 경우 증권금융이 '특별이자'를 지급하게 되는데, 이 특별이자를 고객에게 돌려주지 않고 미래에셋대우가 중간에서 특별이자를 취한 것. 논란 끝에 해당 사안은 금감원이 조만간 제재심의위원회에 회부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는 곧 과태료 또는 징계 이상의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만일 중징계가 내려질 경우 발행어음 인가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 삼성·한투證, '대주주 결격 요건' 해석 두고 의견 분분
또다른 초대형 IB 삼성증권의 경우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자살보험금 제재로 '기관경고'를 받으면서 신규업무 제한 우려가 제기됐다.
삼성증권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자본시장법 금융투자업규정상 '최대주주가 최근 1년간 기관경고 조치 또는 최근 3년간 시정명령이나 중지명령, 업무 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있을 경우 대주주 결격 사유에 해당된다. 이에 삼성생명이 지난 3월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기 때문에 적어도 내년 3~4월까지는 신규사업 인가에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1월 헤지펀드 운용업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삼성 측에서는 계열사인 삼성헤지자산운용사와의 업무조율 필요성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선 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자살보험금 제재를 앞둔 부담감에 신규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삼성증권은 해당 법규의 예외조항에 희망을 걸고 있다. 해당 법규의 상위 조항에 '그 사실이 영위하고자하는 업무의 건전한 영위를 어렵게한다고 볼 수 없거나 금융산업의 신속한 구조개선을 지원할 필요가 있는 경우를 제외한다'는 예외 조항이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예외조항에 따라 삼성생명 자살보험금 이슈가 발행어음 사업의 건전한 영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 심사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따라서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하는데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해왔다.
한국투자증권도 대주주 한국금융지주의 결격 요건으로 신규사업 인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인 코너스톤에쿼티파트너스(PEF)가 투자실패로 지난 2015년 파산 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이 역시도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라 '최근 5년간 파산절차·채무자 회생절차, 그밖에 이에 준하는 절차의 대상인 기업이었거나 그 기업의 최대주주 또는 주요주주로서 이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실'이 있다면 대주주의 결격 사유에 해당된다.
해당 조항에서는 적용 기간을 최근 5년으로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당국이 이를 결격 사유로 본다면 적어도 2020년까지는(2015년 코너스톤 파산 신청 후 5년) 신규사업 진출이 제한될 수 있다.
다만 해당 조항 후반부에 '다만, 이에 관한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라는 단서 조항이 붙어 한투 측이 이를 어떻게 소명할 지가 관건이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파산한 코너스톤이 독자적으로 투자를 결정했고 투자실패라는 결과를 낳았는데 이에 따른 책임을 한투지주까지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며 "PE 파산과 금융지주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기에 인가는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봤다.
한편, 금융당국은 앞서 거론된 이슈들에 대해 발행어음 업무 신규 인가의 적합성을 최대한 법률적으로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아직까지 신청이 본격화되지 않은 만큼 현 상황에서 인가 여부를 거론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다. 금융감독원 고위 임원은 "초대형IB 인가를 앞둔 증권사들의 단기금융업무 인가와 관련해 각종 이슈들이 제한이 될 수 있는지 최대한 중립적인 시각에서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