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유리 기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적용하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주문량을 맞추느라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휘어지는 OLED 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LG디스플레이 중소형 OLED 설비투자에 1조원을 지원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제품 구입 대금을 미리 지급해 구글 '픽셀폰'에 사용할 OLED 패널을 확보하겠다는 조건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에 대해 "플렉서블 OLED 시장이 커지며 다양한 고객사들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지만 구글의 투자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애플도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둔 '아이폰8' 일부에 OLED 패널을 탑재하기로 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에 손을 내밀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올해 애플이 휴대폰 7000만대에 사용할 수 있는 플렉서블 OLED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에 주문했다.
OLED는 빛을 내기 위해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소자가 스스로 빛을 낸다. 백라이트를 넣을 필요가 없어 가볍고 얇은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 휘어지는 플렉서블 OLED의 경우 다양한 디자인에 활용이 가능하다. 디스플레이 양끝을 구부린 듀얼 엣지나 반으로 접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그 예다.
O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주목받으면서 이를 탑재하는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은 올해 87억달러(약 10조원)에서 2020년 304억달러(약 92조원) 규모로 성장을 앞두고 있다. 지금같은 추세라면 2021년부터 스마트폰 시장에서 LCD가 대부분 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용 OLED 시장 규모 추이 <그래프=유비리서치> |
특히 LCD 패널을 적용했던 애플이 플렉서블 OLED로 변신을 예고하면서 업계 전반에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애플뿐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중저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OLED 적용을 확대하는 추세다. 지난해 오포, 비보 등 중국 주요 스마트폰 업체의 OLED 채용 비중은 40%에 달했다.
스마트폰용 OLED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패널 확보전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의 98%를 점유한 삼성디스플레이와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에 글로벌 업체들의 SOS가 쏟아지는 이유다.
양사는 투자 확대로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을 생산하던 충남 아산시 탕정 L7-1 라인을 OLED 라인으로 교체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2분기부터 장비를 반입하고 올 4분기부터 매월 3만장 규모의 플렉서블 OLED를 추가 생산한다. 아산의 플렉서블 OLED 공장(A3)에도 추가 투자를 단행해 현재 월 3~4만장 수준인 패널 생산능력을 연말까지 12만장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근에는 베트남 정부로부터 25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투자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용 OLED 모듈을 생산하는 베트남 북부 박닌성 공장에 더해 필요하면 언제든 공장 증설에 나서기 위해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의 허무열 수석연구원은 "애플 아이폰8의 적용으로 OLED 전환이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애플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0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는데 내년까지 추가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도 스마트폰용 OLED 생산을 늘리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1조원을 투자한 구미 E5라인은 현재 시험 가동 중이며, 3분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 파주 E6도 내년 2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월간 생산량은 원판 기준 1만5000장 규모다. 구미 공장은 현재 생산하고 있는 4.5세대 모다 원판 크기가 2배 큰 6세대로 1만5000장을 추가하게 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 패널 생산 능력 확대와 파주 P10 공장 건설을 위해 지난해 3조7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진행했다"면서 "올해도 OLED 시장을 선도하고 미래 제품을 양산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