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인영 기자] 대우조선해양 노사가 16일 오후 예정된 국민연금 투자위원회를 앞두고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오늘 국민연금 결론에 따라 대우조선이 P플랜으로 갈 지, 신규자금을 지원받고 자율 구조조정에 돌입할 지가 사실상 결정된다.
이동걸 산은 회장과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은 이날 1시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대우조선 구조조정 관련 브리핑'을 열고 "큰 틀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국민연금이 경제적 위기 상황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좋은 결론이 빠른 시일 안에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과 이동걸 산은 회장의 회동 이후 양측 실무진은 밤샘 협상을 3일간 진행했다. 국민연금이 산은과의 협의점을 찾았다고 밝히며 채무재조정은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그러나 만기유예 회사채 상환을 보장하는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현재까지 평행성을 달리고 있다.
산은은 ▲대우조선 청산시 회사채 투자자들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1000억원의 회사채·기업어음(CP) 상환자금을 에스크로(상환대금 사전 예치 계좌)계좌에 예치하고 ▲2019년 하반기 정밀실사 후 대우조선 현금흐름이 호전되면 조기상환을 추진한다는 방안을 전달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상환 자금을 정상 예치한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법률적인 지급 보증을 서야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동걸 회장은 "법적 보증은 산은·수은법에선 할 수 없다"고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날 4시께 열리는 국민연금 투자위를 통해 수용 여부가 드러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 1조3500억원 중 약 30%인 3887억원을 들고 있다. 오는 21일 만기인 회사채 4400억원 중 국민연금 비중은 2000억원(45.5%)이다.
채무재조정이 불발될 경우 대우조선은 P플랜(사전회생제도)에 돌입하게 된다. P플랜은 법원 주도의 강도 높은 채무조정으로, 채권자 손실은 더 늘어나게 된다. 이동걸 회장은 P플랜 준비 진행은 현재 98%로, P플랜에 돌입한다해도 대우조선 건조에 영향이 없도록 대응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P플랜 가동 시 빌더스 디폴트(선박 건조 계약 취소)는 총 114척의 잔량 중 8척 정도로 추산된다.
반대로 국민연금이 채무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사채권자집회에서도 채무재조정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대우조선은 신규자금 2조9000억원을 지원 받아 경영정상화에 나설 수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대우조선과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국민연금의 현명한 판단을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노조 역시 "산은과 국민연금 이해관계 상충으로 P플랜에 돌입한다면 두 기관이 책임"이라며 "채무조정안 동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