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오는 21~23일 개최되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 연차회의는 먹구름으로 그늘지는 양상이다. 최대 지분을 가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다자주의와 미국주도의 자유경제질서를 노골적으로 비난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불편한 점은 IMF는 무역-외환-구제금융, WB는 중진국 지원과 자본금 확대 등인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이 IMF와 WB의 수장들이 트럼프의 입장을 수용하도록 실질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출처: IMF> |
오는 21~23일에 걸쳐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되는 IMF-WB 춘계 연차총회에서는 최대 지분을 가진 미국과의 견해 차이를 좁히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전망이다.
우선 IMF는 2008년 금융위기와 그 여파를 감당하는 역할이 주요 이슈다. 구제금융도 많지만 라가르드 총재는 과거에 금기로 여겨지던 빈부격차나 양성평등, 기후변화 등 문제에도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중국 등이 목소리가 커졌다.
또 최근 몇년간 IMF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소리높여 강조한 것과 같이 세계화에서 뒤쳐진 사람들을 도와야 할 필요성도 강조해 왔다.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별 무리가 없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라가르드 총재의 미국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최근 경고에 대해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헛소리"라며 항의를 표시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IMF가 환율 문제에 특히 중국의 위안화에 더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주 트럼프가 중국을 외환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므누신은 라가르드 총재와 외환문제를 집요하게 논의해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IMF는 미국의 양자간 무역적자에 대해서도 글로벌 차원에서 연구를 실시키로 하며 므누신을 달랬다.
또 한 가지는 그리스 문제다. 독일과 유럽국가들은 IMF가 구제금융에 참여해야한다고 주장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은 그렇지가 않다. 그리스에 대한 IMF의 대응은 이집트나 우크라이나 구제금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WB도 트럼프 행정부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안고 있다. 김용 총재는 WB의 자본금을 늘여 IBRD를 통한 지원을 더 많이 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 이슈는 벌써 잠정적으로 중단돼 버렸다.
트럼프가 임명한 미 재무부 부차관 아담 레릭이 WB가 중국과 같은 중진국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 김용 총재의 대응은 민간자본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FT는 김용 총재가 지난주 런던에서 "세계은행이 지원하는 모든 프로젝트에 대해 민간부문에서 상업적으로 자금을 댈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 것을 환기시켰다.
FT는 "김용 총재가 '기후관련 투자에서 세계은행이 세계 최대'라고 자랑했지만 기후변화 관련한 프로젝트의 향방도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에 따라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