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러시아 싱크탱크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의 판도를 흔들기 위한 복안을 마련했던 정황이 포착돼 관심을 끌고 있다.
가뜩이나 시리아 폭격 이후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크게 악화된 가운데 대선 개입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제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흔들릴 전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20일(현지시각) 뉴욕매거진은 로이터를 인용, 대선 이후 미국 정보 기관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관할의 싱크탱크로 러시아전략연구소(RISS)로부터 대선 개입 전략을 담은 두 건의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선거판의 표심과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에 유리한 방향으로 몰아가기 위한 전략과 이에 대한 정당성이 제시됐다고 7명의 전현직 미국 관료들이 밝혔다.
아울러 대선 향방을 러시아 측이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가지 못할 경우 최소한 미국 선거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묘책이 보고서에 포함됐다.
지난해 6월 작성된 첫 번째 보고서는 소셜 미디어와 국영 미디어 업체를 통해 러시아에 친화적인 후보를 위한 선전전을 전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10월 작성된 두 번째 보고서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부정 선거 여론을 조작해 그의 대통령 직에 흠집을 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싱크탱크의 보고서와 관련, 정보 기관 관계자들은 푸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연계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 개입할 뜻을 가지고 있었고, 싱크탱크에 구체적인 로드맵을 작성하도록 지시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별도로 뉴욕타임즈(NYT)는 이날 미 연방수사국(FBI)이 대선 캠프에서 활약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카터 페이지가 지난해 7월 러시아를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싱크탱크의 보고서에는 러시아 정부와 트럼프 캠프 측의 공조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NYT의 보도가 양측의 내통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지난주 워싱턴 포스트는 FBI가 페이지의 감시를 위해 해외정보감시법(FISA) 영장을 발부 받았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