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도시바 반도체 사업(도시바메모리) 매각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이 "도시바가 현재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도시바와 공동 운영하는 미에현 욧카이치 공장이 장기적인 개발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면서 계속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WD의 스티브 밀리건최고경영자(CEO)는 니혼게이자이 등에 보낸 서한에서 미·일 기술 융합의 중요성 등에 의견을 표명하면서 도시바가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져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며 "도시바의 직원, 고객, 주주 채권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장기적인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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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는 히타치의 하드디스크(HDD) 사업을 인수한 뒤 미국과 일본 간 기술 융합을 통해 HDD 시장 점유율을 늘려왔다. 밀리건 CEO는 "우리의 파트너십은 1999년에 시작했고 실리콘밸리의 특징인 기술혁신, 일본의 강력한 프로세스와 제조 역량을 함께 합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축한 신뢰와 함께 극복한 도전들 덕분에 우리는 앞으로도 (양사) 혁신을 주도하고 불투명한 미래에 함께 맞서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미·일 관계에 대해서도 "미일의 전략적 동맹은 장기적으로 확고하다"면서 "양국의 발전을 위해서 정부·기업·민간 차원의 긴밀한 협력을 유지함으로써 새로운 위협에 대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9일 밀리건 CEO는 도시바 이사회에 의견서를 보내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이 계약 위반 소지가 있으며 매각 전에 자사와 독점적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규정된 계약에 따라 메모리 사업을 제 3자에 매각할 때 도시바는 WD의 동의를 받아야한다는 얘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WD가 도시바가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자금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WD는 작년 5월 도시바와 협력했던 샌디스크를 170억달러에 인수했다. 이 같은 인수가액은 WD의 연간 매출액을 뛰어넘는 것으로, WD는 인수를 위해 차입금을 조달하고 보유 현금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WD의 현금준비금은 부족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편, 도시바는 오는 5월 중순 도시바메모리 2차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신문은 WD측이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에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