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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세월호 인양 지연 누구 탓?…커지는 파문 속 진실은

기사등록 : 2017-05-0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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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노조 "발제와 달리 기사 왜곡돼"…보도본부장 공식 사과
국민의당·자유한국당, 문재인 후보 맹비난
문재인 측, '가짜뉴스' 규탄…"해수부와 SBS는 진실 밝히고 책임 져야"

[뉴스핌=정경환 기자] 4일, SBS 세월호 인양 지연 의혹 보도 파문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차기 대권 유력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세월호 인양 시기와 조직 확대 등을 놓고 뒷거래를 했다는 것으로, 선거 개입 공작 의혹이 핵심이다.

SBS의 사과·해명에도 해수부와 문재인 후보 측은 법적 대응을 불사할 움직임이다.

◆ SBS 세월호 인양 지연 의혹 보도…기사 삭제 이어 사과 방송

지난 2일 SBS는 저녁 8시 뉴스를 통해 "세월호 인양계약 이후 실제 인양까지 왜 2년이나 걸렸는지, 이제야 그 이유가 밝혀졌다"며 해수부가 차기 정부 눈치를 보느라 뒤늦게 세월호 인양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SBS에 따르면, 익명의 해수부 공무원이 "솔직히 말해서 이거(세월호 인양)는 문재인 후보에게 갖다바치는 거다"며 "문재인 후보가 약속했던 해수부 제2차관을 수산쪽에 만들어주고, 그 다음에 해경도 (해수부에) 집어넣고, 이런 게 있다"고 말했다는 것.

이 같은 보도에 문재인 후보 측은 선거 개입 공작이라며 강력 반발했고, SBS는 해명 자료를 내고,기사를 내리기에 이른다.

방송 7시간 만인 지난 3일 새벽 3시 20분쯤, 해당 보도는 SBS 홈페이지에서 사라졌다. 3일 오후 8시 뉴스에서는 김성준 보도본부장이 약 5분 30초에 걸쳐 다시 한 번 사과하고 해명했다.

◆ 해수부·더불어민주당 즉각 반발…국민의당·자유한국당, 문재인 맹비난

사전투표를 이틀 앞둔 민감한 시점에 터져나온 세월호 의혹 보도에 정치권엔 폭풍이 몰아쳤다. 더불어민주당 측이 의혹을 강력 부인하는 가운데, 대선 경쟁 중인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에선 보도를 근거로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집중 공격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보도 직후 "'세월호 인양'이 문재인 후보 측과 관련돼 있는 것처럼 보도한 SBS 무책임한 태도에 강력히 항의하며, 이는 공작적 선거 개입 시도"라며 강력 규탄했다.

당황스럽긴 해수부도 마찬가지였다. 이철조 세월호 인양추진단장 겸 현장수습본부장은 지난 3일 오전 관련 브리핑을 열고 "세월호 인양 목적은 미수습자 9명을 수습하기 위함으로, 사람을 찾는 과정에 있어서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은 모처럼 호재를 찾은 듯, 문재인 후보 비난에 앞장서며 사퇴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3일 "세월호 인양시기를 맞춤형으로? 문재인 청탁사건이 해수부 공무
원 증언으로 인양됐다. 너무 더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문재인 후보 측에서 고발을 운운한 뒤 결국 기사가 삭제, 벌써부터 반대자에 대한 보복과 언론 통제로 맞서려 한다"며 "진짜로 세월호 인양 시기를 문재인 후보 맞춤용으로 조정했다면 그는 대선 후보는 커녕 아버지 자격도 없다" 쏘아붙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역시 같은 날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팽목항을 찾아가서 '얘들아 고맙다'고 말한 뜻을 국민이 이제야 알았다고 본다"고 한 데 이어 이날에는 한 라디오방송에서 "문재인 후보와 해수부와의 관계에 대해 밝힐 게 있다"며 문재인 후보와의 밤샘 양장토론을 제안했다.

아울러 정우택 자유한국당 상임중앙선대위원장은 "충격 보도가 사실이라면 문재인 후보는 당장 후보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3월 25일,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된 세월호 모습. <사진=뉴스핌 DB>

◆ SBS도 인정한 허술한(?) 기사…선거 개입 공작, 진실은

SBS는 문제의 보도가 '게이트 키핑(Gate Keeping, 뉴스 결정자가 뉴스를 취사선택하는 과정)' 실수라고 해명했으나, 의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문재인 캠프 측은 이날 "(SBS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의혹이 속 시원히 풀리지 않았다는 것이 민주당 선대위의 판단"이라며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사과는 의미가 퇴색한다"고 말하고 해수부와 SBS의 책임 있는 엄정한 조치를 촉구했다.

해당 기사가 문제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SBS언론노조도 인정하고 있다.

SBS노조는 이번 사태에 대해 "제2의 보도참사"라며 "SBS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린 보도본부 책임자들에게 물을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기사의 취재 경위와 교정 이력 등을 확인한 결과, 게이트 키핑 과정에 총체적인 문제가 있었음이 파악됐다"며 "초고 때 담겼던 박근혜 정권 시절 인양 지연과 눈치 보기를 지적하는 문장이 데스킹 과정에서 통째로 삭제됐고, 제목도 '인양 고의 지연 의혹'…다음 달 본격조사'에서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 지연 의혹 조사'라는 자극적인 내용으로 변경됐다"고 언급했다.

SBS 언론노조 또한, "문재인 후보 측과 해수부 사이에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의혹을 제기했으나, 신뢰도에 문제가 있는 음성 녹취 말고는 어떤 근거도 기사에 제시되지 않았고, 상대방의 반론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취재와 기사 작성, 교정, 방송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충분한 검증과 균형이 무너지면서 본래의 발제 의도와 상관없이 왜곡된 기사가 태어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SBS 세월호 인양 지연 의혹 보도와 관련해 이날 오후 2시 긴급브리핑을 연다. 보도에 언급된 해수부 공무원 조사 내용 등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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