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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시대] 호남특보에서 퍼스트레이디로···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러브레터

기사등록 : 2017-05-10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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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이 맺은 ‘운명적 아내와 만남’
대학 캠퍼스 커플 ‘대통령 부부’ 첫 탄생

[뉴스핌=장봄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운동 기간 '호남 특보'는 다름 아닌 영부인 김정숙 여사였다.

결혼식 사진. [민주당 제공]

그가 호남에 공을 들인 배경엔 급변한 대선구도가 있다. 2012년 18대 대선에선 박근혜 당시 후보와 문 후보가 여야 1대 1 구도를 이뤄 호남에서 문 후보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19대 대선에선 호남을 기반으로 창당한 국민의당 소속 안철수 후보가 문 후보와 호남 표를 나눠 갖는 구도가 된 것이다.

진중한 성격의 문 대통령과 달리 활달한 김 여사는 적극적인 유세를 펼치며 유권자의 손을 잡았다.

시장에서 칼국수를 먹으면서 보고 들은 민심을 남편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문 대통령이 살피지 못한 곳을 김 여사가 찾았다. 지지자들은 그를 '따뜻한 정숙씨'라고 부르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같은 대학 동문이다. 김 여사는 경희대 음대 성악과 74학번이다. 문 대통령은 법대 72학번.

"학교 축제 때 친구 오빠 소개로 만나게 됐죠. 그 오빠가 재인씨가 알랭드롱 닮았다고 소개를 했습니다. 기대를 갖고 나갔는데 후줄근한 점퍼를 입고 나왔더군요. 저는 남자들이 양복입고 오는 건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그때부터 눈을 내리깔고 그랬어요." 김 여사가 본 문 대통령의 첫 인상이다.

문 대통령 부부의 연애 스토리에는 1970년대 암울함이 그대로 녹아 있다. 유신헌법 반대 집회에 앞장서 시위하다 최루가스를 맞고 쓰러져 있는 문 대통령을 마침 지나가던 김 여사가 발견했고, 물수건으로 얼굴을 적셔줬다고 한다.

하지만 데이트는 면회의 기억 뿐이었다. 문 대통령은 민주화운동으로 구치소에 수감된 적이 있다. 김 여사는 수시로 구치소를 찾았다.

또 군에 입대할 때도 김 여사는 훈련소까지 찾아갔고, 제대하는 날 부대 앞에서 기다렸다. 이어 문 대통령은 사법시험 공부를 위해 절로 들어갔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을 묵묵히 참고 기다렸다.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싹틀 수밖에 없을 터.

문 대통령이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던 것은 참여정부 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부터 노 전 대통령과 부산 지역에서 노동·인권변호사로 남다른 우정을 쌓았다.

노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문 대통령도 청와대를 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문재인을 친구로 둔, 내가 가장 좋은 대통령 후보"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문 대통령을 곁에 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문 대통령은 변호사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후 갑작스러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큰 충격을 받게 된다.

가족과 함께. [민주당 제공]
 
김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난 뒤 오는 그 허무함을 시작으로, 오늘날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부조리한 문제들, 그것으로 인해 아파하는 사람들을 접하다보니 (문 대통령이)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결국 정치계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한다.
 
김 여사는 누구보다 오랜 시간동안 문 대통령 곁에 있었다. 그러면서 대의를 향한 남편의 진정성을 존중했다. 문 대통령은 시민들과 소주 한잔 나누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 자리에 영부인 김 여사가 같이 있을지 모를 일이다.
 
김정숙 여사는 1954년 서울 출생으로, 경희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하고 서일시립합창단 단원으로 활약했다. 1981년 문 대통령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1남 1녀를 두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9일 오전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를 마치고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 뒷산에 올라 대화를 하는 모습. [민주당 제공]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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