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자 해외에서는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과 대중 관계 등 역내 역학관계의 대대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외신들은 문 대통령의 취임 직후 당장 대북 및 대중 문제가 관건이 될 텐데 이전 박근혜 정부보다는 개선된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문 대통령이 추진할 재벌 개혁 조치들은 아시아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한국 기업들의 주가를 끌어 올릴 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잇따라 제기됐다.
◆ 환태평양 역학관계 변화 예감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형석 기자 leehs@ |
9일 자(미국 현지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이 환태평양 국가들에 상당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유라시아그룹 스콧 시먼 연구원은 문 대통령 당선이 한국과 중국 간의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문 대통령의 포용적 대북 정책보다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애쉬모어 그룹 리서치대표 얀 덴은 “유화적인 대중 기조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빠지고 중국이 세계화 지지 의사를 밝힌 만큼 장기적으로는 한국이 관심을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겨가게 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강해질수록 더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필리핀은 이미 미국에 대해 이전보다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한국도 비슷한 기조를 보인다면 결국은 환태평양 지역에서 일본만 점차 고립되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피탈이코노믹스 소속 아시아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재검토할 수 있는데, 이는 한국에 취하던 중국의 보복 조치들을 철회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 "한국증시 매수 타이밍"… 삼성전자가 톱픽
해외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서는 문 대통령 당선으로 한국 증시에 대한 매수 권고들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전문지 배런스(Barron’s)는 문 대통령의 대북, 대중 기조나 재벌개혁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 증시는 앞으로 상승 지지를 받을 것이며 특히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기록 중인 대기업들의 주가 전망이 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소개했다.
우선 배당금 확대에 나설 기술 기업들이 주목되는데, 소시에테 제네랄(이하 속젠)은 앞으로 더 관대한 배당 정책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우선적으로 삼성전자를 톱픽으로 꼽았고, LG디스플레이와 현대중공업, CJ 등도 잇따라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부문도 저평가된 업종으로 지목됐는데, 속젠 애널리스트들은 “한국 은행들이 상당히 저렴하다”며 지난해 상승세를 타긴 했어도 여전히 장부가치 대비 40% 정도 디스카운트 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KB금융은 20%의 상방 가능성이 있다며 유망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중국과의 해빙모드가 기대되는데 이 역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중국서 매출의 20% 정도를 올리는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업종의 수혜가 기대되며,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같은 화장품 업종도 주가 반등 기대주로 꼽혔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