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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전망] 트럼프와 펀더멘털 사이에서

기사등록 : 2017-05-2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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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전략가 다수는 증시 추가 상승 기대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이번 주 뉴욕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에 주의하며 조심스러운 거래를 이어갈 전망이다. 약해진 달러화는 미국 기업 실적 전망을 밝히지만 매일 터져 나오는 트럼프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러시아와 관련한 소식은 기대되던 경제 정책과 관련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달러화 약세와 양호한 경제 지표, 탄탄한 기업 실적은 증시를 낙관할 수 있는 요소다. 결국, 시장이 골칫덩이 트럼프를 바라볼지, 양호한 펀더멘털을 바라볼지에 따라 시장 방향성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

지난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한 주 전보다 0.44% 하락한 2만804.8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 내린 2381.73, 나스닥 종합지수는 0.6% 떨어진 6083.70으로 집계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2.04를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사진=AP/뉴시스>

◆ 트럼프發 변동성 끝? 이제 시작?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스캔들의 파급력이 얼마나 갈지를 가늠하느라 분주하다. 지난 17일 뉴욕 증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에게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대한 수사 종결을 종용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 이후 급격한 매도세가 진행됐다.

이후 이성을 되찾고 펀더멘털로 시선을 돌린 증시 참가자들은 이날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여전히 이번 스캔들에 대해 마음을 놓지는 못했다. 탄핵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예상하는 참가자들은 많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감세와 규제 완화,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 공격적인 부양책에 대한 기대는 크게 꺾였다. 고작 취임 넉 달 만에 특별검사가 임명되고 탄핵이 거론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법안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판단이다.

TIAA인베스트먼트의 브라이언 닉 수석 투자 전략가는 금융 전문지 배런스(Barron’s)에 “이것이 법안에 대한 절망으로부터 워싱턴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산소를 모두 흡입해 버릴 수사 가능성으로 이어졌을 때 세제 개혁이나 경제 성장을 촉진할 다른 정책에 대해 남아있던 낙관론들은 위태롭게 제로(0) 근처로 떨어졌다”고 설명하면서 2019년까지 세제 개혁이나 인프라 투자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ACA)를 대체하기 위한 이른바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 AHCA) 법안조차 힘겹게 하원을 통과시킨 트럼프 정부가 더 큰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경제정책 법안을 원활히 처리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백악관이 특검에 대응하느라 분주해지면서 정책 추진력도 약화할 수 있다. 

코미 전 국장이 오는 29일 이후 열리는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그의 측근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증언을 쏟아내고 있어 또 어떤 폭탄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 러시아 스캔들까지 치열해진 취재 경쟁 속에서 주요 외신이 내놓을 뉴스도 증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낙관론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 개선 등 탄탄한 펀더멘털이 결국 주가를 띄울 것이라는 판단이 이 같은 낙관론의 배경이다. 마켓필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와 스캔들을 일으켰을 때도 S&P500지수가 양호한 기업실적과 경제지표로 계속해서 올랐다고 언급했다.

로이트홀드그룹의 더그 램지 수석투자전략가는 "워낙 시장의 폭(breadth)이 넓다보니 아직 고점을 지났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면서 댜수 시장 전략가들이 추가적인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의 폭이란 기술적 분석상 상승하는 종목이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시장의 분위기가 여전히 상승 추세에 있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사진=블룸버그>

◆ OPEC 총회·FOMC 의사록 주목

이번 주 시장 참가자들은 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모이는 OPEC 회원국들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들이 감산을 최소한 올해 말까지 연장하고 감산 규모도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주 주가를 지지한 유가의 방향성은 OPEC이 얼마나 큰 ‘서프라이즈’를 안겨줄 것인가에 달렸다. 이미 연말까지 감산 연장을 반영한 원유시장이 더 달리기 위해서는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선물’이 필요해 보인다.

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주목할만한 변수다. 1분기 부진이 일시적이었다는 게 연준 대다수의 평가지만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비교적 부진한 지표를 언급하면서 올해 총 3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무대 데뷔전인 주말로 예정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역시 관심을 가질 만하다.

◆ GDP 수정치, 연준 지지할까

이번 주 주목할 만한 경제 지표로는 26일 발표되는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수정치와 기업이익 잠정치가 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0.7%에서 0.9%로 상향 수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이익은 2.3%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 초반 주택시장 지표도 주목할 만하다. 4월 신규주택판매 건수와 기존 주택판매 건수는 23일과 24일 각각 공개된다. 제조 업황을 보여주는 4월 내구재 주문도 26일 발표가 예정돼 있다.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시장조사기관 마킷(Markit)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3일에 발표되며 미시간대의 소비자태도지수도 26일 공개된다.

6월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큰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에도 연준 위원들의 목소리에 주의를 기울일 전망이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22일 기회 및 포용적 성장 협회의 콘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하며 다음날인 24일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경제전망에 대해 발언한다.

24일에는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가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C.D. 하우 인스티튜트 행사에서 질의응답 세션에 참가하며 25일에는 불라드 총재가 연설에 나선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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