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도발로 미국이 최대의 압박과 개입이라는 대북 정책의 한계에 직면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의 끊임 없는 미사일 실험은 미군의 강력한 존재감을 무시한 신호일 수 있다면서 대화를 추구하면서 압박을 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략은 '공허(hollow)'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오후 북한은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북극성 2형'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며 이 미사일은 500여km를 비행했다. 지난 14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1주일 만이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21일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진행 중인 미사일 시험은 실망스럽다. 충격적이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판했다. 이에 신문은 '실망스럽다'는 표현은 뭔가를 기대했던 것처럼 들린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문제에 대해 사실상 낙관하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번 도발은 이른 아침이나 한낮 이전에 이뤄졌던 이전 실험들과 달리 초 저녁에 이뤄졌다. 언제든 미사일 발사가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발사체는 중장거리, 지대지 탄도 미사일로, 일본만 아니라 미국령인 괌까지 타격할 수 있다.
<사진=AP통신> |
◆ 북한, 실험 계속 예상…"정치 혼란 트럼프 행정부 대응 가늠"
북한이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촉발할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M) 실험과 같은 '놀라운 행동'들은 자제하면서 새로운 미사일과 로켓 연료를 계속 시험해 볼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예상했다.
특히 최근은 미국의 반응을 가늠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뒤로부터 '러시아 내통'과 관련한 정치적 혼란에 휩싸여 있다. 이 같은 문제는 북한 문제를 다룰 자원을 줄임으로써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해외 첫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는 21일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의도에 대해 "체제 내부의 로드맵에 따른 것"이라며 계획에 따라 진행됐음을 밝혔다. 미국에 대한 압력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북한이 새로운 도발로 제재를 포함한 심각한 조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북한 외무성은 미국이 '올바른 선택'을 할때까지 이 같은 실험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핵 보유국이라는 지위를 미국으로부터 인정받음과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와 대화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요구를 받아 들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신문은 "양측을 20년 이상 갈라놓은 막대한 입장 차이가 좁혀질 기색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한편,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보도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 제국주의자와 추총세력이 주춤하는 사이에 핵 무력의 다양화와 고도화를 달성해야 한다며 무기 개발을 가속화하라는 주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말 뿐인 체제 보장을 믿지 않고 핵과 미사일 개발만이 생존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