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주요 7개국(G7)이 27일(현지시각)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포기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막을 내렸다. 정부는 G7이 북한 비핵화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정상선언문을 채택한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G7 정상들이 지난 26일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서 열린 정상회의 실무 회담에 앞서 고대 그리스 야외 극장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EU 투스크 상임의장, 캐나다 트뤼도 총리, 독일 메르켈 총리, 미국 트럼프 대통령, 이탈리아 젠틸리오니 총리,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일본 아베 총리, 영국 메이 총리 및 EU 융커 집행위원장이다.<사진=AP/뉴시스> |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G7은 이날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휴양도시 타오르미나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6쪽 분량의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것으로 이틀에 걸친 정상회의를 마무리했다. 이번 G7 정상선언문은 북한 문제가 국제사회의 최우선 과제임을 확인하고,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G7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는 국제 사회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라고 규정하며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으면 대북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모든 관련된 결의안을 즉각적·전면적으로 준수하고, 모든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는 제재를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 국제 사회에도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 노력을 배가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북한은 납치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포함해 인도적인 문제와 인권에 대한 우려도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기후변화 규제강화 조항은 미국의 반대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최종 성명에는 "미국을 제외한 6개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기후협정 이행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검토 절차를 이해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과거 지구온난화를 '거짓말'이라고 부르며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규제를 푸는 등 환경 정책에서 역행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파리기후협정의 잔류 여부를 다음 주에 결정할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을 도출, 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온실 가스 배출 억제를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나가기로 합의했었다.
미국과 다른 G7 국가 간 이견이 노출된 자유무역과 관련해서는 "통상은 자유로워야 할 뿐 아니라, 공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과의 의견 절충이 이뤄져 "시장 개방을 유지하고, 보호주의를 배격하되 모든 불공정한 통상 관행에 단호히 맞선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올해 G7 의장국인 이탈리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으로 꼽히는 유럽행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 난민 부담을 나눠지고, 난민의 출발지인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안에 대한 합의를 시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난민문제와 관련해 최종성명에는 "이주민과 난민의 인권을 존중한다"는 조항과 "자국의 국경을 통제하는 각 나라의 주권을 인정한다"는 문구가 같이 들어갔다. 이민 억제를 위해 멕시코 장벽을 건설하는 미국과 아프리카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된 테러를 잇따라 겪고 있는 영국의 주장이 반영된 결과다.
G7은 또 ▲대(對)테러 공조 강화 ▲우크라이나에 개입을 지속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확대 ▲시리아와 리비아 내전 해결을 위한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 촉구 등도 만장일치로 정상선언문에 포함시켰다.
정부는 G7 정상회의 공동성명 채택에 대해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북한 비핵화와 인권, 인도적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정상선언문이 채택된 것을 환영한다"며 "G7이 지난 4월 외교장관회의에 이어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북한 비핵화를 촉구하는 단합된 입장을 표명한 것은 국제사회의 확고한 의지의 반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 정권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한반도 및 국제 평화, 안정을 저해하는 일체의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다음 G7 회의는 내년 캐나다에서 개최된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