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로켓배송'으로 유명한 쿠팡이 진통을 겪고 있다.
일부 비정규직 쿠팡맨들은 회사측이 제도의 맹점을 활용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하고 있다며 반발하는 반면, 회사측에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맞서고 있다.
<사진=쿠팡> |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 회사측은 이날 오후 이정미 정의당 의원측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 이 의원 측에서 실태 및 회사측 입장파악을 위해 요청해 이뤄진 면담이다.
이 의원측은 일부에서 거론된 본사직원 임금 및 상여금 체불건에 대해서도 짚어볼 계획이다. 이 의원은 앞서 이랜드의 임금 미지급건 문제 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같은 '불편한' 자리가 만들어지게 된 이유는 쿠팡이 비정규직 쿠팡맨을 대량 해직시키고 신규채용을 단행하는 '물갈이'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앞서 강병준씨를 비롯한 쿠팡사태대책위원회는 국민인수위원회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했었다.
강씨 등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216명의 쿠팡맨이 계약해지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체 쿠팡맨이 2237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여기에 비춰보면 약 9.65%에 달하는 인원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본사측이 계약만료 해고 사유로 들고 있는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 적발 등 이외 특별한 사유가 없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아울러 계약만료를 이유로 해고된 인원의 평균 근속기간은 10.4개월이며, 입사 6개월 만에 계약만료 해고된 인원은 139명인데 반해 고용의무가 적용되는 2년 기한 직전에 계약만료 해고된 인원은 9명에 불과하다고도 설명했다. 쿠팡맨의 고용형태는 최초 입사시 6개월까지는 계약직이며, 6개월 뒤 평가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되거나 계약이 연장된다.
특히 이들은 평가기준 최상의 평점을 지속해 온 근무자도 정규직 전환 없이 해고됐고, 입사 2년이 경과한 정규직에게 연 4000만 원 이상을 지급하지만 같은 시간을 근무하는 비정규직에겐 연 3200만 이상을 지급하면서 800만 원 이상의 연봉 차별이 있다고도 했다.
인력부족으로 인해 남은 쿠팡맨들의 업무강도가 증가하고, 자연히 남은 인원의 자연퇴사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이에대해 회사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우선 계약해지에 대해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계약 연장이 되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교통법규 위반도 운전을 지속해야 하는 쿠팡맨의 특성상 안전문제상 단순하게 볼 문제가 아니라는 부연도 했다.
전체 쿠팡맨 인원도 3600명으로 대책위의 수치와 다르며,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임금차이도 없다는 게 본사측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맨은 입사를 하게되면 다른 택배회사와 달리 1톤탑차 및 유류비가 전액 지원되는데,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적자가 생기더라도 계속 추진해 나가고 있는 부분"이라며 "이같은 처우와 별개로 정규직 전환은 고객 클레임이나 안전한 운전, 동료평가 등을 고려해 까다롭게 진행돼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스스로 일을 관두고 나간 직원들 이외에 계속 일을 하고 싶어하는 직원들 중 정규직이 된 인원은 약 70%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구조적인 변화 없이 이 문제에만 초점이 맞춰진다면 쿠팡의 사례와 같은 진통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것만으로는 여러가지로 꼬여있는 지금의 노동문제를 푸는 해법이 아니다"며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작용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다각적인 접근을 해야 마찰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