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우리나라 수출의 체질개선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추진해온 주력품목 개선·수출시장 다원화 전략의 '약효'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5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3.4% 증가했다.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5개월째 10% 이상의 증가율을 유지했다.
◆ 선박제외 일평균수출 31개월 만에 20억달러 회복
수출 회복세가 완연한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수치는 '선박을 제외한 일평균수출액'이 20억달러를 회복한 것이다. 지난 2014년 10월 이후 31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출현황을 분석할 때 일반적으로 전년대비 수출증가율에 큰 의미를 두지만 기저효과나 조업일수의 영향을 감안하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 때문에 일평균수출액은 수출 경기를 진단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우리나라 일평균수출액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20년 넘게 20억달러를 밑돌다가 지난 3월 20억달러를 넘어섰고 4월과 5월까지 이어지고 있다(그래프 참고). 하지만 선박 수출액의 월별 편차가 커서 수출구조 변화를 제대로 진단하기는 한계가 있다.
선박을 제외한 일평균수출액은 지난해까지 17억달러 수준에 그쳤으나 지난 3월부터 19억달러 수준으로 회복됐고 지난달 20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구조 개선을 통한 회복을 주도한 것은 역시 반도체와 OLED, 컴퓨터(SSD 포함) 등의 품목이다. 지난달 반도체(79.9억달러)와 SSD(4.4억달러)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OLED(7.2억달러)도 역대 2위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수출효자'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5월에 선박을 제외한 일평균수출액이 20억달러 넘어섰다"면서 "이는 지난해부터 품목과 시장, 주체 등 수출구조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 중·미 통상리스크 해소 과제…하반기 '낙관 속 긴장'
올 하반기에도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는 낙관적인 전망과 함께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 우려가 아직 남아있고, 한미 FTA 재협상 등 통상리스크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지역별 수출을 보면 대부분 수출이 증가했지만 미국으로의 수출은 1.9% 감소하며 고전했다. 중국 수출도 7.5% 늘었지만 사드보복의 우려가 남아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최용민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올해 세계 10대 교역국 중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이 1위를 기록하며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하반기에는 수출증가율이 둔화될 수 있어 미국과 중국에 대한 통상리스크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사드보복 우려와 통상현안 등 대외적인 변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채희봉 실장은 "사드보복 우려는 대책반에서 애로사항을 접수하고 있는데 신규접수 건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미국 수출도 통상의 불확실성(FTA 재협상)이 해소된다면 수출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