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탈펀드 매니저가 미국 증시의 위험성을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빌 그로스 <사진=블룸버그> |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그로스는 미국 금융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취약한 상태이며 투자자들이 리스크 자산에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증시가 거침없는 랠리로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면서 월가 투자 구루들의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그로스도 미 증시의 재앙적 결말을 경고한 것이다.
블룸버그가 주최한 투자 컨퍼런스에서 마이크를 잡은 그로스는 “싸게 사서 가격이 오를 때 파는 대신 투자자들은 고점에서 투자한 뒤 성공을 기원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정책 때문에 가시적인 경제 성장 없이 자산 가격만 오르는 상황이 연출됐다며, 결국에는 개인 예금자들과 은행들이 그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로스는 중앙은행 완화정책을 오랜 기간 비판해 왔으며,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주기적으로 금융시장 붕괴를 경고해왔다.
물론 아직까지 그의 예언이 적중하지는 않았지만 최근에는 ‘닥터 둠’ 마크 파버를 비롯해 월가 구루들 사이에서 미국 증시에 대한 거품 경고가 고조되는 양상이다.
앞서 파버는 “거품이 어디에나 껴 있다”며 “현재 가격이 아주 낮은 자산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하면서 뉴욕 증시가 거대한 거품 속에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자산시장 거품 우려가 지나치다는 의견도 나온다.
LPL파이낸셜 선임 시장전략가 라이언 데트릭은 2017년과 1987년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며 “1987년의 경우 연초부터 9월 초까지 증시가 40% 가까이 뛰었지만 지금의 현실은 S&P500이 '불마켓(강세장)'인 것은 맞지만 지난 2년 반 동안 정상 범위를 벗어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5년부터 1987년 동안 S&P500지수가 100% 가까이 폭등한 반면 최근 2년 동안 상승폭은 20%에 그친다며 거품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