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봄이 기자] 국민 간식 치킨이 애칭 그대로 ‘치느님(?)’이 됐다. 일부 치킨업체가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한 사람이 한 마리는 먹어줘야 한다’는 1인 1닭 시대에 소비자들에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왜 치킨 값이 오르는 건지, 추가적인 가격 상승은 없는지, 치킨시장엔 어떤 영향이 있는지 궁금증이 이어진다.
◆전지현ㆍ수지가 인상요인?
지난 8일 치킨프랜차이즈 BBQ가 20가지 제품에 대한 가격인상 계획을 밝히면서 치킨값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BBQ는 제품별로 최소 900원에서 최대 2500원까지 올릴 예정이다. 가장 비싼 제품인 ‘매달구’는 2만1500원까지 오른다. 앞서 BBQ는 지난달 10가지 주요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회사 측은 그동안 물가인상률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BBQ 관계자는 “이번에 가격 인상은 단계적으로 이뤄진 것이고,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에 가격을 올리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영업이익과 가맹점 수익성 악화 등 올릴 수밖에 없는 사정있다"고 말했다.
BBQ 홈페이지 화면캡처 |
그는 “또 경쟁사마다 치킨 가격이 다른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업체에 들여오는 생닭 원가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BBQ는 올리브오일 등 부자재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 지난 몇 년간 영업이익도 낮은 수준이었다”고 강조했다.
업체들은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를 주요 이유로 꼽는다. 가맹점 수익성이 좋지 않은데다, 경쟁업체가 가격을 올릴 경우 점주들의 거센 인상 요구를 본사에서 외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치킨 업체들은 전지현, 수지, 김수현, 하정우, 진구 등 모델료가 비싼 빅스타들을 기용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 과도한 TV광고나 마케팅 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나머지 업체들도 도미노 인상 전망
최근 치킨가격을 올린 주요 업체는 교촌치킨과 BBQ다. 교촌은 이달 말 전체 메뉴를 기준으로 약 6~7%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가격이 올라가면 비싼 치킨은 2만원에 육박한다.
소비자들은 경쟁 업체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은 없을지 관심이 높다. 치킨시장 ‘빅3’ 중 하나인 bhc는 일단 인상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가격인상에 대해 내부적으로 한다, 안 한다 그런 논의가 전혀 없다”면서 “가맹점주들은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는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업체들도 4~7년간 거의 치킨값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또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반발이 일시적으로 그칠 경우 나머지 업체들도 인상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수요의 최종 결정은 소비자 몫이기 때문에 치킨값 인상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당분간 지켜보고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교촌ㆍbhcㆍBBQ 3강 판도변화 주목
이번에 가격 인상을 결정한 교촌치킨과 BBQ는 업계 순위 빅3에 드는 곳이다. 교촌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5% 증가한 2911억 3400만원으로 전년도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기존 2위였던 BBQ는 bhc에 밀려 3위를 차지했다. 업계 상위 기업들이 선도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선만큼 가격·마케팅 경쟁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 시장에서는 교촌이 청소년층, bhc는 20~30대, BBQ는 40~50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가격인상이 업계 판도변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