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대만 홍하이정밀공업의 궈타이밍(테리 궈) 회장이 PC(개인용컴퓨터) 제조 대기업 델과 메모리 제조업체 킹스톤 테크놀로지가 홍하이의 도시바 반도체 사업(도시바 메모리) 입찰을 지원하는 애플과 아마존 진영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13일 자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궈 회장은 신문과 인터뷰에서 "델이 오늘 합류했고 킹스톤 역시 우리의 컨소시움에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궈 회장이 애플과 아마존이 홍하이의 입찰을 지원하기 출자에 나섰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이다.
각 기업의 출자 비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인수가 성사된다면 홍하이는 자회사 샤프와 도시바 메모리 지분 40% 이하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궈타이밍 홍하이정밀공업 회장 <사진=블룸버그통신> |
궈 회장은 홍하이가 반도체 사업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반독점 심사 통과가 수월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6개월 안에 반독점 심사를 완료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홍하이는 2조엔이 넘는 인수가를 제시해 입찰자 중에 최고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입찰 경쟁에서 승리할 경우 미국에 반도체 시설 증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서 승리한다면 향후 메모리 칩 공장의 해외 건설을 검토하고 싶다"면서 "미국에서 국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홍하이뿐 아니라 도시바 메모리 입찰에는 미국 웨스턴 디지털(WD), 브로드컴-사모펀드 실버레이크 연합, 베인캐피탈-SK하이닉스 연합,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도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오는 15일 도시바는 도시바 메모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28일 정기 주주총회 전까지 합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매각 완료 목표 시점은 내년 3월이다.
궈 회장은 홍하이가 중국과 연계돼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중국 정부로부터 어떠한 자금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입찰에 뛰어든 사모펀드들이 중국 자금을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정부와 산업계에서는 도시바 메모리가 홍하이에 넘어갈 경우 반도체 기술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궈 회장은 "홍하이의 50%는 주요 국제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면서 "만약 그들이 홍하이를 중국과 연계돼 있다는 이유로 거절하고, 홍하이가 중국으로 기술을 가져간다고 주장한다면, 그들은 KKR과 실버레이크, 베인캐피탈이 중국 자금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만약 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들이 중국과 연계된 어떠한 자금도 포함하지 않고 있다면 나는 내일이라도 입찰을 철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