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관성 없는 외교정책이 세계를 혼란속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와 주목된다.
전 뉴욕타임스 정치 칼럼니스트 조 클레인은 "무지, 자만심, 나르시시즘, 그리고 음모이론이 모두 혼합된 트럼프의 외교는 세계를 보다 덜 안정적인 곳으로 만들고 있다"며 "리더십이 비전과 현명함 뿐 아니라 겸손과 관대함을 갖추어야 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14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 일관된 세계관을 가졌다고 믿을만 했지만, 기후협약 탈퇴 등에서 기대 이하로 드러났고 특히 러시아 관계에서 그의 외교적 행위는 자신의 사업상 이익 관계로 뒤엉켜있다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조 클레인의 기고문을 소개했다.
클레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외교정책에 대해서는 앤드류 잭슨의 영감을 받은 '미국 우선'정책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월터 러셀 미드 같은 사람들이 있었다고 기고문을 시작했다. 동맹과 조약, 특히 무역 협상은 장기적인 세계 안정보다는 당장의 국가 이익에 따라 저울질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속성이 외교분야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외교는 웡크하지만 발목잡는 조건이 있고, 완전히 닫히지도 않고 또 열리지도 않은 반쯤 열린 문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나 리얼리티 TV에서 사용될 수 있는 트럼프의 속성은 반쯤 열린 문을 닫아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클레인에 따르면, 트럼프가 완전한 재앙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그의 해외 활동은 완전 당혹감 그 자체였다. 최근 테러공격 이후 무슬림 출신인 런던시장과 언쟁을 벌였고 호주와 독일 지도자들에게 싸움을 걸었다. 그는 국방부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으로 외교정책팀을 꾸려놓고 또 이들을 무시하고 있다.
클레인은 "최근 외교정책팀은 트럼프가 브뤼셀 NATO지도자들 앞 연설에서 조약 5조를 지지하지 않았을 때 모두 놀랐다"는 폴리티코 편집장 수전 글래서의 말을 인용했다.
조약 5조는 9/11 테러 공격 이후 유럽국가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가하게 한 조항이다.비록 일부 부적절하다는 도전도 있지만 유럽 국가들은 알 카에다가 국가에서 추방되고 오사마 빈 라덴이 살해 된 이후 전략적으로 의문의 여지가 있는 작전에서도 희생을 치렀다.
트럼프 대통령이 5조를 재확인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데는 2주 간의 논쟁이 필요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로 확립된 세계 외교구도와 금융 관계가 허물어지는 대목이었다.
클레인은 트럼프의 대 중국 정책도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중국을 한편에 두고 그에 대항하는 강력한 무역동맹과 묵시적인 안보동맹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TPP에 반대했다.
이제 미국의 무역시장이 제한되면서 대만, 베트남, 미얀마와 같은 국가들은 중국의 경제 패권에 더 쉽게 굴복 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이 북한의 치명적인 도전을 억제 할 수 있다는 트럼프의 믿음도 입증돼야 한다.
종합적으로 트럼프의 외교정책의 일관성은 그의 외교정책팀보다는 그의 개인적 속성에 더 의존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 클레인의 결론이다.
트럼프의 행동은 진정한 위기가 발생했을 때 독일과 같은 국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우려된다. 트럼프가 지식과 섬세함을 갖지 못해서 결국 세계는 덜 안정된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클레인은 "오늘날 세계는 사려깊고 배려하는, 겸손과 관대함의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트럼프가 가진 자질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출처: 블룸버그통신> |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