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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을 판에 전기차는 무슨.." 주유소업계 하소연

기사등록 : 2017-06-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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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업계, 수익성 악화에 전기충전기 설치에 난색

[뉴스핌=정탁윤 기자] "당장 문 닫게 생겼는데요, 전기차는 무슨.." 서울 강서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최 모씨는 "보시다시피 설치할 공간도 없고, 돈도 없어 엄두도 못낸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유소 내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었다. 정부가 올해 예산 40억원을 들여 전국의 주유소와 카페, 주차장 등에 전기차 충전기 설치를 지원하고 있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좀더 체계적이고 세밀한 전기차(충전기) 보급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전국 주유소 등에 최대 200대의 급속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 문제와 홍보 부족 등으로 민간사업자들의 신청이 저조한 상황이다.

산업부는 총 예산 40억원을 투입해 한 기당 설치비용의 50%를 지원, 최대 200대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한다는 목표다. 통상 전기차 급속충전기 한 기의 설치 비용은 4000만 원 정도인데, 정부가 최대 50% 까지 지원해 주기로 했다. 전기차 충전기 한 대를 설치하는데는 충전기 비용 2000만원, 공사비 1500만원, 전기비 500만원 등 총 4000만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내 한 주유소 모습 <사진 =이형석 사진기자>

이중 정부 보조금 최대 50%를 제외하면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 한대를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이 최소 2000만원이면 된다는 얘기다.

정부가 이처럼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초기에 지원 정책을 펴고 있지만 아직 투자에 나서겠다는 사업자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 1만2000여개의 주유소중 100여개 정도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주유소협회측은 파악하고 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지난 3월 산업부 공고가 나와 전국 주유소를 대상으로 신청 접수를 받았는데 500여곳이었다. 그후 실사를 통해 부지가 좁은 곳과 단순 관심 표시 등의 주유소를 걸러내고 현재 100개 정도의 주유소가 신청하지 않을까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주유소업계가 전기차 충전기 설치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은 우선 사업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아직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는 1만대가 조금 넘은 수준으로 활성화돼 있지 않다. 정부가 2020년까지 전기차를 25만대 수준까지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내놨지만 현실화 여부는 미지수다. 현재 전기차 1회 충전으로 받을수 있는 이익(마진)이 1000원~3000원 정도밖에 안된다는 계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은 둘째치고 하루에 주유소에 충전하러 오는 전기차가 과연 몇 대가 되겠느냐"며 "단순히 수익성만 봐서는 할수 없는 사업이고 자금력이 있는 분들이 전기차 미래를 보고 투자 개념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저유가로 알뜰주유소 확대와 주유소간 출혈 경쟁 등으로 일반 주유소들은 '문 닫기 일보 직전'.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작년에만 전국 1만2000여 주유소중 700개 이상의 주유소가 폐업 및 휴업을 신청했다. 1억원이 넘는 폐업 비용이 없어 폐업을 보류하고 있는 주유소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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