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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방글 기자] #지난해 드로잉 아티스트 김정기 작가와 기업 광고를 진행해 큰 인기를 끌었던 SK이노베이션은 올해 기업 PR광고를 롯데계열 광고회사인 대홍기획에 맡겼다. 지난해 기업 PR광고는 계열사인 SK플래닛이 맡았다. 김정기 작가와 협업으로 ‘국민이 선택한 좋은 광고상’을 수상하고, ‘예술’이라는 호평도 받았지만 올해는 대홍기획을 선택했다. 대홍기획이 만든 SK이노베이션 광고는 현재 한창 공중파를 타고 있다.
대홍기획이 제작한 SK이노베이션 '혁신의 큰 그림' 광고 일부. <사진=SK이노베이션> |
# ‘당신의 번호는 무엇입니까’ SK텔레콤 역시 자회사 SK플래닛을 놔두고 현대차그룹 계열 광고사인 이노션에 꾸준히 광고를 맡기고 있다. SK텔레콤은 SK플래닛 지분 98.1%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2014년 ‘잘생겼다’ ▲2015년 ‘이상하자’ ▲2016년 ‘생활플랫폼’ 등 다수의 광고를 이노션과 함께했다. 또, 글로벌 광고회사 TBWA의 거래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노션이 제작한 SK텔레콤 광고 캡쳐 화면. <사진=TVCF> |
광고업계에도 이른바 '김상조' 영향권에 들어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룹 물량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징금 강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특히 규제 대상을 총수일가 지분율이 30%인 상장기업에서 20%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중이어서 관련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30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광고 계열사들은 그룹사 일감 비중이 높아 매년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 바람을 타고 공개 입찰을 통해 타그룹 계열 회사에 광고를 맡기는 이른바 '일감 나눠주기'가 늘고 있다.
광고업계 1위인 삼성그룹 계열 제일기획은 오너일가 지분율은 없다. 삼성전자가 25.2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러나 전체 매출 중 66%가 삼성 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해 지적을 받아왔다.
제일기획은 새로운 광고주 영입으로 그룹 의존율을 낮추고 있다. 특히 BMW나 코카콜라 등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수주를 늘려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24%이던 비계열사 매출 비중은 지난해 34%로 10%p 늘었다.
반면 현대차그룹 계열의 이노션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오너일가 지분율이 29.99%로 아슬아슬하게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20%로 낮출 경우 당장 규제 대상이 된다.
이노션은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 27.99%를,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2%를 들고 있다. 그나마도 지난 2014년 정성이 고문 40%, 정의선 부회장 10% 등 오너일가 지분율이 50%이던 것을 낮춘 것이다. 또, 현대차정몽구재단도 9%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노션의 현대차그룹 계열 매출 비중은 오히려 늘고 있다. 이노션의 지난해 매출액 4221억원 중 국내 계열사 매출액 비중이 2296억원으로 54%에 달한다. 2014년 46%, 2015년 50%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노션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대규모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등 보안 및 전문성이 요구되는 프로젝트 물량이 많았다"며 "다년간의 운영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맡아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해의 경우 유로 2016 스포츠마케팅과 고양 모터스튜디오 등 굵직한 사업이 많았고, 공격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면서 일시적으로 이노션과의 거래가 늘었다"고 해명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각각 60.8%, 60.2%에 달하는 LG그룹 계열의 HS애드와 대홍기획(롯데)의 경우도 점차 내부거래비중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는 것과는 별도로 대기업들이 계열 광고 회사를 아예 매각하려는 작업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제일기획을 매각하려다 실패했고, SK는 지난 2014년 SK플래닛을 대홍기획에 매각하려다 불발됐다. 반면 한화는 지난 2015년 계열 광고회사인 한컴을 두산의 오리콤에 매각했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그룹 광고를 타그룹 계열광고사에 맡기는 것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분위기 강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각 업체마다 글로벌 광고를 수주해 그룹 의존도를 낮추고 있고, 타기업 광고를 수주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