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K뷰티 빅2도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다만,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온 LG생활건강 보다 타격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증권사 컨센서스(21곳)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동기대비 5.3% 감소한 2135억원으로 조사됐다. 매출은 오히려 1조5567억원으로 0.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같은 기간 증권사 14곳이 추정한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1960억원으로 18.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 추정치도 2.7% 줄어든 1조40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분기 영업익 추정치는 LG생활건강이 아모레퍼시픽을 앞섰다.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은 각각 3168억원, 2600억원으로 뷰티업계 1~2위였다.
하지만, 3월 사드 보복 본격화 이후 그 영향이 반영되면서 영업익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한국 단체여행 금지 조치 이후 중국인 입국자수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3월, 4월 각각 중국인 입국자수 성장률이 전년동월대비 40%, 66% 줄어든데 이어 5월에도 64% 감소한 것.
면세점 매출 비중이 20%를 넘는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관광객 감소에 따른 면세점 부진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시내면세점에서 중국인 매출은 70~80%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더구나 중국인 관광객들로부터 나오는 백화점이나 아리따움 매출 등도 줄어들 수 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매출이 전년대비 50%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백화점 아리따움 등 다른 유통 채널에서도 소비 타격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도 "고마진인 면세점 채널이 전년대비 40% 역성장하며 전체적인 실적 저하의 주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전년동기대비 9.3%, 38.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화장품과 비화장품(생활용품, 음료) 부문의 균형을 맞추는 사업 포트폴리오 덕분에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 LG생활건강의 매출액에서 생활용품과 화장품, 음료의 차지 비중은 각각 26.9%, 53.4%, 19.7%였다. 영업익은 각각 21.1%, 68.0%, 10.9%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LG생건의 올해 예상 매출액 비중은 생활용품,화장품, 음료부문이 각각 25대 60대 15대다.
이선화 LG생활건강 연구원은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이 사드 리스크를 분산시켜줘 경쟁사 대비 양호한 2분기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며 "의(화장품)·식(음료)·주(생활용품)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컨설팅 기업을 추구, 균형 잡힌 사업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당분간 사드 보복 장기화에 따른 실적 악재가 이어질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중국인 관광객 매출 의존도를 줄여야 대외변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