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한기진 기자 ] 자동차업계에 하투(夏鬪)가 본격화됐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이번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을 묻는다. 만64세 정년연장과 임금인상을 일괄합의하라는 요구로 노사의 간극이 매우 커 파업 가능성이 높다. 한국GM노조는 조합원들 과반의 찬성표를 얻어 파업에 곧 들어간다. 교섭결렬을 가장 먼저 선언하고도 다른 노조들의 동향을 살폈던 기아자동차도 곧 쟁의행위에 들어갈 조짐이다. 민주노총 주도로 자동차 3사 노조가 움직이고 있어 역대 최악의 파업이 우려된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오는 13, 14일 이틀간 조합원 5만여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갖는다고 10일 밝혔다. 노조는 과반이 넘는 찬성표가 나오면 파업에 들어간다.
현대차 노사는 20차례나 임금단체협상을 했지만 노조가 지난 6일 “교섭결렬”을 선언한 뒤, 쟁의행위 절차에 들어갔다. 당초 쟁점사안은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성과급 전년도 순이익 30%, 상여금 800% 지급 등 임금체계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런데 교섭과정에서 노조가 정년을 연장해달라며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령개시일 도래하는 해의 전년말일 즉 ‘만 64세’로 늘릴 것을 요구했다. 그것도 단체협상요구안을 하나로 묶어 일괄로 합의하라는 것. 현재 정년은 만 60세다.
6일 오전 금속노조 울산 현대자동차지부가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한 가운데 박유기 지부장이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노조측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시스> |
또한 단체협상요구안과 별도로 노조집행부의 해고자 복직과 지난해 파업에 따른 100억원 손배가압류 그리고 소형 SUV 코나 생산 관련 울산1공장 전환배치 노사협상과정에서 적용한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사측은 코나와 관련, 노조에 양보했고 손배가압류 철회 의사도 내비쳤다. 그러나 단체협상안에 대해서는 ‘양보할 것은 양보하며 현실적으로 합의하자’며 일괄제시로 합의하라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박유기 지부장은 “논의는 충분히 거쳤고 사측이 일괄제시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GM 노조는 파업 선언만 남았다. 지난 6, 7일 양일간 있었던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1만3449명 중 86%(1만1572명)가 참가해 찬성 68%(9199명)로 가결됐다. 반대는 2306명, 기권은 1877명, 무효는 87명이었다.
한국GM 노사는 전날까지 13차례 임금 협상을 했지만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통상임금(424만7221원)의 500% 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현실화를 요구했다. 특히 2개 조가 8·9시간씩 근무하는 현행 ‘8+9주간 2교대제’를 ‘8+8주간 2교대제’로 전환하고 공장 휴업 시에도 급여를 보장하는 월급제 도입방안도 요구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30일 신청한 중앙노동위원회 노동쟁의 결과가 열흘간의 조정 기간을 거쳐 나오는 대로 파업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제임스 김 사장의 사임으로 한국GM 측도 노조와 대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파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본다.
현대차 노조도 쟁의행위 찬성이 과반이 넘는다면 파업에 돌입할 기세다. 기아차 노조도 쟁의행위를 선언한 상황이다. 자동차 3사 노조가 동시에 파업하는 역대급 충격이 우려된다.
재계 관계자는 “작년은 노조가 부분파업을 하며 별도 교섭을 했지만 올해는 민주노총이 정치적 세를 과시하고 있어 자동차업계 노조가 전면적으로 단체행동을 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자동차부품업계 전직 CEO는 “인도에도 뒤쳐지며 한국자동차 산업이 더욱 힘들어진 시기에는 산업역군처럼 다시 뛰어야 노조도 일자리가 더 늘고 회사도 발전하는데, 평행선을 달려 안타깝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