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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전민준 기자] 포스코가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철강제품 가격을 2년만에 인상했다. 가격인상과 함께 납품물량도 1.5배 늘리기로했다. 이로 인해 포스코는 실적개선에 상당한 도움을 받을 전망이다.
11일 자동차‧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현대‧기아차와 하반기 차강판 가격을 톤(t)당 6만 원 정도 올리기로 합의했다. 기존 가격의 8% 수준이다. 현대기아차가 이달초부터 공급받은 차강판을 정산할 때 소급 적용된다.
포스코와 현대기아차는 보통 1년에 두 차례 협상을 벌여 차강판 가격을 정한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상반기부터 양측은 가격 인상에 대한 입장차를 2년넘게 좁히지 못했다.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생산원가의 30%를 차지하는 강판가격의 인상폭을 최소화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포스코 기가스틸을 적용한 현대차 대형세단.<사진=포스코> |
포스코는 하지만 올해 상반기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차강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차강판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말 톤당 60달러에서 올 1분기 80달러로 치솟았다가 2분기 들어 70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재작년보다 1.5~2배 정도 높은 수치다.
포스코 차강판 가격은 최근 2년여간 톤당 75만원 수준을 유지해 왔다. 원자재 가격 약세, 자동차 업계 사정을 고려해 차강판 가격을 사실상 동결해온 것이었다.
이번 협상에서 포스코는 이대로 가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며 가격 인상을 밀어붙였다. 포스코는 협상 과정에서 톤당 12만원이라는 더 높은 인상폭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톤당 6만원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지만 실적 개선에는 도움 될 만한 수치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또, 현대‧기아차로 차강판 납품량을 작년보다 1.5배 가까이 늘리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90만여톤을 올해 140만여톤까지 늘어갈 예정이다.
이미 상반기 절반 수준을 납품했고, 하반기 남은 70만여톤을 공급한다. 앞서 올 초 현대‧기아차 전담팀을 신설하고, 기술전시회까지 개최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한 결과다.
포스코는 가격 인상과 납품량 증대로 현대‧기아차 매출을 작년보다 4170억원 증가한 1조1000여억원으로 기대한다. 포스코는 전체 매출의 30%를 차강판에서 올린다. 차강판 매출에서 차지하는 현대‧기아차 비중은 10% 정도다.
포스코 관계자는 "경쟁 철강사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현대‧기아차 납품 비중이 재작년과 작년 잠시 줄었지만, 올해부터 회복되면서 실적 또한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중국 철강제품 가격 반등 등으로 하반기 포스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유건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유가 반등으로 인한 원재료 ·제품가격 반등이 나타나면서 상반기 변동성이 컸던 실적 역시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