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요구에 "당당하게 임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예단하지 말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하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청과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문 대통령은 "FTA가 발효된 5년 동안 우리가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한 건 줄었고, 오히려 미국으로부터 한국이 수입한 건 많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연 이게 FTA 효과에 의해 미국 측의 무역수지 적자가 가중된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양국 간 대표적 무역 불균형 사례로 자동차를 꼽은 것에 대한 반응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이 이런 분야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은 미국의 요청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미국 측의 요구가 있으면 테이블에 앉아 논의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내가 이해하기로는 한·미 FTA가 그간 호혜적 효과 가져왔다"며 "그런데 미국이 상품만 보고 적자가 많다고 하는데, 상당히 양국 간 혜택 불균형이 있었던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으로, 넓은 그림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한·미 FTA 개정을 위한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개최 요구에는 응하되 개최 시기에 대해선 연기를 요청할 예정이다. 현재 공동위원장을 맡을 우리 측 통상교섭본부장이 공석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어떤 국가의 대표로 누구를 세우느냐는 부분은 그 국가의 권한"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기본적으로 통상교섭본부장이 맡는 것으로 조직개편을 예고하고 있기 떄문에 일단 통상교섭본부장 임명 후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의 사정을 미국 측도 알고 있기 때문에 연기 요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 정부의 대응을 위해서라도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를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