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16일 오전 충북 청주에는 시간당 최다 91.8㎜, 일강수량 총 290.2㎜의 폭우가 쏟아지며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 관측 이래, 지난 1995년 8월 25일 293㎜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충남 천안에도 233㎜의 집중호우가 발생하면서 지난 1972년 7월 8일 176㎜보다 많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물폭탄 세례'라고 불릴만큼의 많은 비가 왜 갑자기 충청 지역에 집중된 것일까.
16일 일강수량 290.2㎜의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청주 시내 곳곳이 침수된 모습. [뉴시스] |
16일 오전 7시부터 낮 12시까지 강수량이 집중됐음을 보여주는 청주 지역 강우감지기 기록. [자료=기상청] |
장마전선의 강수량은 습한 수증기가 얼마나 유입되는가에 달렸다.
현재 한반도 부근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에 막혀 충청 지역에 장기간 머물렀다.
그러면서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함께 동중국해 상공의 많은 수증기가 하층 제트를 타고 청주 지역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집중적으로 많은 비를 내린 것이다.
충청 지역과 멀지 않은 영남과 강원 영동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큰 편차를 보였다. 지난 2~3일과 9~10일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강한 비 역시 비슷한 이유였다.
16일 오전 9시경 북상하는 북태평양고기압에 의해 장마전선이 한반도 상공 충청 지역에 머무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분석일기도. [자료=기상청] |
장마전선을 형성하는 남쪽의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의 한랭·습윤한 오호츠크해고기압이 서로 기온 차가 커질 때 대기가 불안정성이 강해지면서 더욱 많은 비를 내리게 된다. 따라서 대개 밤사이나 오전 중에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이다.
지난 3일 오전 강원 영서 지역은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가장 강하게 만나며, 홍천군 내면의 경우 시간당 350㎜의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장마는 비구름이 좁은 범위에 강하게 발달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국지성 폭우가 잦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16일 오전 9시경 충북 지역에 띠 형태로 비구름이 걸쳐있는 모습. 짙은 흰색으로 보이는 비구름(왼쪽) 위성사진과 강수량에 따라 색깔로 강조한 레이더(오른쪽) 사진. [자료=기상청] |
한편 17일인 오늘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더욱 강해져 장맛비는 소강상태를 보이는 대신 이날 남부 지방에 내려진 폭염특보가 중부 지방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오후 한때 일부 지역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