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은행채가 쏟아진다. 은행들이 올 2분기에 총 30조원 어치 은행채를 발행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40조원 이상을 발행할 전망이다. 하반기에 만기 도래하는 은행채가 49조6936억원 어치고, 금리 상승 이전에 자금을 확보해야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발행 물량 증가와 맞물려 금리도 상승세여서 시장참가자들이 주시하고 있다. 은행채 금리 상승은 다른 제조업체 회사채 발행금리를 높이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자료=코스콤> |
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18일 뉴스핌과 통화에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지만 금리인상 기조를 고려해봤을 때 현재가 자금조달의 적기라고 보고, 은행채 발행을 연말까지 이어갈 계획”이라며 “2분기에 많이 발행하긴 했지만 추후 시장금리가 오르면 은행채 니즈가 퇴색될 수 있기 때문에 3분기 및 하반기에도 발행물량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자금을 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특수은행을 포함한 은행채 발행물량은 30조876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4조9420억원) 대비 23.79% 증가했다. 여기에 하반기 중 만기도래하는 은행채 물량이 총 49조6936억원에 달한다.
은행채가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발행되면서 작년과 재작년 금리가 상승하기도 했다. 올해도 이런 흐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증권사 채권운용 관계자는 “작년과 재작년 말 은행채 증가로 채권평가손실이 커졌는데, 올해는 금리상승 기조까지 더해져 기관들이 물량증가를 우려하는 분위기”라며 “은행채 발행이 2분기부터 급증했는데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만기가 긴 물량부터 매도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제조업체도 울며 겨자 먹기로 금리를 높여 회사채를 발행해야한다. 신용리스크가 은행에 비해 높기 때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회사채나 공사채 공급 물량이 적기 때문에 시장이 충분히 (은행채 물량 증가를)커버 가능한 수준인데, 계절적 요인인 연말 스프레드 확대와 (은행채)발행물량 증가가 맞물리면 시장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은행채 공급 속도가 지금보다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채 금리 상승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본조달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은행이 여신금리를 증가분 만큼 올리는 것. 실제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사용되는 코픽스(신규취급액기준)는 지난 4월 1.46%에서 5월 1.47%, 6월 1.48%로 꾸준히 오름세를 잇는 중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채(AAA) 1년만기물 금리가 5월 1.529%에서 6월 1.532%로 오르는 등 은행의 조달비용이 증가하면서 코픽스도 함께 올랐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