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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이 쓸어간 호텔롯데 회사채, 면세점 죽쒀도 OK?

기사등록 : 2017-07-26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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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심화·유커 급감해 영업익 반토막..."그룹사 건재" 반론도

[편집자] 이 기사는 7월 25일 오전 11시11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허정인 기자] 기관투자자들의 호응으로 호텔롯데(AA+, 부정적)가 회사채를 당초 계획보다 증액 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최근 회사의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90% 급감하고, 업황 역시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반면 다른 계열사의 지원 가능성이 높고, 보유 부동산의 자산가치가 높기 때문에 만기 내 파산할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한다는 낙관적인 평가도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부회장),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이사를 비롯한 내외빈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사진=롯데호텔>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지난 21일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초 1500억원 어치를 발행하려다 수요예측에서 총 5000억원 어치의 주문이 들어오자 1000억원 어치를 늘렸다.

같은 신용등급에 비해 높은 금리가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3년만기(1300억원), 5년만기(1200억원)에 대해 각각 2.1770%, 2.5440%로 발행금리를 정했다. 수요예측일인 14일 기준으로 동일그룹(무보증사채AA+)의 민평금리 2.082%, 2.382%에 비해 9.5~16.2bp 높은 것. 

금리를 더 많이 준다는 것은 반대로 해석하면 AA+ 등급의 호텔롯데를 AA0에서 AA- 사이로 평가했다고 볼 수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요예측 때 -5~+25bp 사이에서 입찰이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시장이 회사를 AA0급으로 보는 게 사실”이라며 “AA+중에서 금리 메리트가 높고, 업황이 비록 부진해도 자체 펀더멘털이 좋은 회사기 때문에 연기금, 운용사, 증권사 등이 고루 입찰했다”고 전했다.

결국 최근의 업황 부진, 재무부담 증가 등이 반영돼 발행금리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호텔롯데는 총매출의 85%를 면세사업에서 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시내면세점에 주력하고 있다. 시내면세점은 지난 2015년부터 신규사업자간 경쟁이 심화된데다 올해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 할인 확대 등으로 판촉비는 증가하는데, 중국인의 소비가 감소해 영업마진이 축소된 것.

호텔롯데의 1분기 영업이익은 48억원으로 전년 동기(1132억원)에 비해 95.8% 감소했다. 면세사업 이익은 73.7% 줄었고, 호텔사업은 적자 전환했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사들이 등급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시내면세점에서 중국인 매출 비중이 60~70%로 절대적인데, 2분기에는 중국인 매출 감소 영향이 1분기보다 확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공항면세점은 임차료 급증으로 영업적자를 내고 있고, 총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호텔사업도 관광객 감소로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매출뿐 아니라 재무안정성도 약화됐다. 면세사업 확장, 인천공항면세점 보증금 납부 등으로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2014년말 1조8600억원에서 작년말 3조7600억원으로 급증한 것. 이 관계자는 “연내 제2롯데월드 및 속초리조트 투자가 예정돼 있고, IPO가 지연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재무안정성 약화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면세점이나 호텔은 정치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런 흐름이 나아질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디폴트(부도) 리스크는 거의 없다고 보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지금처럼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 시장의 평가가 급격히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AA+등급 기업이 3년 혹은 5년 내에 파산한 케이스는 없다"면서 "호텔롯데는 롯데쇼핑과 함께 롯데그룹의 양대 지주사 중 하나고, 부동산 등 보유자산의 가치가 높기 때문에 상환위험이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지위도 공고하고 계열 내 지원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채무 상환능력은 상당이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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