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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개정] 전문가들 "'핀셋'에서 '국민개세주의'로 전환해야"

기사등록 : 2017-08-0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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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과제 소요 재원 178조원에 턱없이 부족
소득세 손질 불가피…종합과세 일원화 필요

[뉴스핌=조세훈 기자] 조세전문가들은 3일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의 세율 인상이 골자인 '2017년 세법개정안'의 증세기조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부자증세'만으로는 새 정부가 국정과제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는 데 역부족일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세법개정안에는 소득세 과세표준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구간과 5억원 초과 구간 세율을 각각 2%p(포인트) 올리고, 법인세 과표 2000억원 초과 구간 세율을 3%p 올리는 방안 등이 담겼다.

지난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2017년 세법개정 당정협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진 의원, 김동연 경제부총리,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홍익표 의원.<사진=뉴시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세재개편 목표가 일자리 창출과 소득 재분배, 조세 형평성 개선 측면에서 맞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홍순탁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조세재정팀장도 "(세법개정안) 방향은 증세가 없다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비해서 진일보한 측면이 있어 긍정적"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번 세법개정안 같은 '부자증세'만으로는 정부의 재정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정부가 추산한 100대 국정과제 소요 재원은 총 178조원이나 이번 세법 개정의 세수효과는 5조5000억원(5년간 27조5000억원)에 불과하다.

최 교수는 "재원조달 방안으로 제시된 세출 구조조정 95조4000억원은 이전 정부의 경우를 보더라도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수단이 확정적 재정정책인데 세출 구조조정을 하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기술적·정책적 목표 수행에 있어 상호 모순되는 측면이 있기에 목표대로 시행될 가능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현재 나온 국정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재원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실제로 계획된 국정과제 수행과정에서 사실상의 증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세법 개정을 시작으로 종합적인 증세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먼저 '국민개세주의'에 맞게 소득세 면세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5년 기준으로 근로소득세 납부 대상은 모두 1733만명인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810만명(46.8%)이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최 교수는 "박근혜 정부는 2013년 출범 후 복지재원 확충을 위해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했지만 증세 반발에 부딪혀 세액공제 부분을 많이 추가해줬다"며 "그 이전까지 30% 정도였던 면세 비율이 46.8%까지 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때문에 이제라도 ‘모든 국민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국민개세주의로의 소득세 개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현행 분리과세는 자산있는 사람이 혜택을 받는 구조"라며 "금융 자산소득· 부동산 임대소득·양도소득 등의 분리과세를 종합소득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 팀장은 "소득세 면세자 46.8% 중 30% 이상은 연간 총급여가 2000만원 이하가 대다수"라며 "15%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증세가 필요하다"고 정교한 증세 작업을 촉구했다. 

다만 법인세의 추가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성태윤 교수는 "법인세는 국제 조세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어서 대부분 국가가 (법인세를) 인하하고 자국으로 경제활동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어서 인상이 부담된다"고 제언했다.

최 교수도 "법인세 인상 부분은 법인세 인하라는 국제적인 흐름도 있으니 지금 이상 올리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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