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세계 2위 집값을 자랑하던 호주 시드니의 부동산 시장 열기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사그라들고 있다.
4일 블룸버그통신은 호주 정부가 부동산 규제 강화에 나선 덕분에 부동산 투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 부동산 조사업체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 5~7월 시드니 주택 가격 상승률은 2.2%로, 올해 초의 5%에서 둔화했다. 집값 세계 6위 도시인 멜번의 주택 가격 상승률도 4.2%로 완만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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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은 호주 규제 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호주 주요 은행들은 올해 최소 예금 액수를 인상하고, 만기 일시 상환 방식의 모기지 금리를 인상하는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의 자격 요건을 강화했다.
만기 일시 상환 방식의 모기지 대출은 매달 이자만 납부하다가 만기일에 대출 전액을 상환하는 것으로,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사는 사람들 사이에 선호받는 방식이다.
그런데 씨티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해 호주 주요 은행들은 모기지 금리를 평균 0.55%포인트(p)씩 인상했다.
호주의 모기지 대출 환경은 앞으로 더 긴축될 전망이다. 호주 규제 당국은 신규 주택 대출 중 만기 일시 상환 방식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오는 9월까지 30%로 줄일 것을 은행들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대출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높아졌다.
호주의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고 있다는 다른 신호들도 있다. 시드니의 부동산 낙찰률은 지난 8주 중 7주 동안 70%를 밑돌았다.
BIS 옥스퍼드 경제연구소의 앤지 지고마닉스 주거용 부동산 담당 선임 연구원은 "정부 규제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일부 제거될 것"이라며 "시드니 집값이 2019년 중순까지 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