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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매수' 기회라는데…머리 싸맨 개미들

기사등록 : 2017-08-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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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일 만에 반등, 복잡해진 개미들 셈범
손절· 물타기·변동성(vix) 숏...금으로 대피하기도

[뉴스핌=김선엽 기자] "돈만 있으면 더 태우고 싶다" 

기관이고 개인이고 추락하는 코스피를 보며 저가매수 기회라는 의견이 상당하다. 하지만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은 머릿속에 맴돌 뿐 막상 손이 나가지 않는다. 

일부 투자자는 손절을 통해 소나기를 피해가자는 분위기고 일부 투자자는 펀더멘탈이 변한 게 없다며 과감하게 ‘물타기(주식을 추가 매수해 매입단가를 낮춤)’에 나섰다. 또 다른 투자자는 금융 자산 대신 안전자산인 금 매집 중이다. 

14일 코스피 지수가 0.63% 소폭 반등하며 장을 마쳤다. 5일 만의 반등이다. 북핵의 영향으로 신흥국 주식이 휘청하는 가운데 코스피가 반등에 성공함에 따라 개미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출처 : 구글 파이낸스>

◆ “상반기 소외 경험, 반복하지 않겠다” 

일단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친 적이 없다는 학습효과가 상당하다. 때문에 대부분 금융투자전문가들이 '저가매수'를 외치고 있다. 상당수 개인투자자 역시 주가가 하락한 지금이 기회라며 덤벼들 태세다. 

한 개인 투자자는 "상반기 대세 상승 장 속에서 소외됐던 탓에 지금의 조정 장세를 기회로 이용하지 않으면 또 다시 후회할 수 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변동성이 추가적으로 올 수 있지만 그럼에도 IT와 철강 화학 등 시장 주도 대형주는 계속 간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덱스 혹은 인덱스 레버리지로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은 투자자 역시 물타기를 시도 중이다. 또 다른 개인 투자자는 "5000만원 정도를 레버리지 인덱스로 투자해 한 동안 재미가 쏠쏠했는데 지난주에만 300만원 정도가 터졌다"며 "하지만 지금 시점을 저가매수 기회로 보기 때문에 계속 돈을 태울 생각"이라고 전했다. 

기관 투자자 역시 개미들에게 지금 기회를 이용하라고 조언한다. 정상진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 팀장은 "예년보다는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험악하고 주가도 많이 올라왔었기 때문에 추가 조정의 가능성은 있지만 기업들의 이익을 보면 가격 대비 살 만한 주식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경기 관련주는 대부분 좋게 보는데 특히 철강 화학 IT와 백화점 등 내수주 등의 경우 모두 가격이 빠진 지금 살만 한 매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북미 대립, 장기적인 교착상태 가능성” 

반면 일부 전문가는 관망세의 스탠스를 조언한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의 수렴 또는 장기화 여부는 8월 말 즈음 가서야 변곡점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괌 인근 포위사격 실행 가능성을 예고한 8월 중순은 한미 합동 군사훈련과도 맞물려 있어 해당 시점까지 한반도 긴장감 고조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 CIO는 "삼성전자가 2분기 IR에서 본인들이 언급했듯이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안 좋다고 해 IT실적이 고점을 지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지금 있고 북미 대립은 장기적인 교착상태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국내 반도체 상황은 업황은 더 좋아지지 않을까 걱정일 뿐 여전히 좋긴 하고 실제 미사일을 쏘고 준전시에 돌입할 것 같은 기미는 보이지 않으므로 너무 공포심을 갖거나 주식을 팔아 위기를 대비하거나 그럴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결론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꿀 때는 아니라고 본다"고 조언했다. 

◆ 공포지수 과도해 vs 전쟁리스크 금으로 헤지 

이런 가운데 일부 개인 투자자는 높아진 변동성(VIX)을 매도하거나 금을 매입하는 등 리스크에 각자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주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인 VIX는 하루 만에 44%나 폭등했다. 북핵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높아진 변동성을 헤지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이에 일부 개인 투자자는 VIX를 매도하는 ETF인 SVXY 매수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SVXY를 매입하고 싶었지만 그 동안 비싸서 못 담았던 투자자들이 가격이 떨어지자 지난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일부 투자자는 반대로 금융 자산 대신 금 매입을 통해 전쟁 리스크를 헤지 중이다. 한국금거래소(Korea Gold Exchange)에 따르면 100g 단위 미니 골드바가 지난 9일부터 하루 평균 250개 안팎씩 판매되고 있다. 평소 판매량 대비 400% 급증한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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