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봄이 기자] "무더위 내내 장사가 안 되다가 이제 손님 좀 오나 했는데…" (A노점상 주인)
"먹는 문제니까 유언비어라도 퍼질까봐 걱정이지." (B분식집 사장)
일명 '살충제 계란' 파문이 커지면서 계란이 들어가는 음식을 판매하는 영세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김밥집이나 분식점은 물론 계란빵, 구운 계란, 토스트 등을 팔아온 상인들은 정부 조사결과를 예의주시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서울 시내에 노점상들이 삶은 계란·빵·토스트 등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
16일 오후 서울 시내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이모씨(62)는 "여름철엔 더워서 음료만 판매하고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드물었는데 어제부터는 아예 발길이 뚝 끊겼다"면서 "이제 날이 풀리면 장사 시작인데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정부에서 이런 문제를 알고 있었으면서 뒤늦게 조사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들었다"면서 "마트에서 계란 판매도 중단했다고 하지만 좋은 계란을 구해와도 팔리지 않으니 그게 문제"라고 말했다.
테이블 한 쪽에는 삶은 계란 한 바구니가 놓여 있었다. 주변엔 노점상 세 네 곳이 나란히 문을 열고 있었지만 토스트나 계란을 찾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 두 곳은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
다른 노점 상인은 "계란이 들어가는 음식이 한 두 개냐"면서 "사람들이 일단 먹지 말자는 분위기라고 하니 분식류를 먹으러 오는 사람들도 계란이 안전한 지 묻고 사먹지는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한 분식집은 점심시간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삼삼오오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김밥을 주문해 먹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분식집 주인은 "손님들에게 일일이 계란이 안전하다고 설명하고 있다"면서 "어떤 계란을 사용하고 있는지 써 붙인 식당들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도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먹으러 온 손님들은 안전하다고 설명하면 일단 주문을 하는데, 앞으로 문제가 더 커지면 손님들이 확 줄까봐 걱정된다. 계란에 대한 유언비어라도 퍼지면 어떡하느냐"고 우려했다. 일단 평상시와 비슷하게 장사를 하고 있지만,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돼 장사에 큰 타격을 줄까봐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실제로 서울 시내의 몇몇 음식점들은 문제가 없는 달걀을 사용하고 있다는 글을 가게 앞에 게시하기도 했다.
서울 시내에 한 노점상이 점심시간이 지났음에도 문을 열지 않은 모습 <사진=뉴스핌> |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