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카카오뱅크(이하 카뱅)가 영업을 개시한 지 3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대출 조회 및 신청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 트래픽 집중 현상으로 인해 원만한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카뱅은 신용평가사(CB사)인 나이스평가정보의 문제라고 떠넘기는 반면 나이스평가정보는 내부 전산망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20일이 넘게 대출 서비스에 오류가 나오지만 서로의 탓만 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은 지난달 27일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대출 서비스 차질을 빚고 있다.
21일 현재 카카오뱅크의 대출 서비스는 여전히 원만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카뱅의 대출서비스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만 이뤄진다. 사실상 모든 시간대에 트래픽이 몰리면서 대출 받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인터넷 상에1천번이 넘게 시도하고도 대출을 받지 못했다는 하소연이 올라올 정도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현상이 언제 해결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카뱅 관계자는 “대출 트래픽이 유관기관의 처리 용량을 넘어서고 있다”며 “카뱅과 대외 유관기관들은 시스템을 증설하여 대응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대출 서비스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카뱅이 말하는 유관기관은 대출 신용조회(CB) 회사인 나이스평가정보다. 신용조회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면서 대출 업무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지난달 27일 카뱅 서비스 당시 트래픽 집중에 따른 오류가 발생했다. 당시 CB 정보를 받는 은행 등 다른 금융사의 업무도 차질을 빚었다. 그렇지만, 나이스평가정보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나이스평가정보 관계자는 “현재 전산망은 아무런 문제가 없이 원만하게 서비스 되고 있다”며 “카뱅에 왜 문제가 발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출 지연의 문제가 우리 탓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런 나이스정보평가의 주장도 근거는 있다. 나이스정보평가의 서버가 마비됐던 지난달 27일과 달리 현재 다른 금융사의 신용조회 서비스나 카뱅의 계좌개설 및 입출금 서비스는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
결국 양사가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길 뿐 해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카뱅이 내놓은 해법은 고객센터 충원 정도에 그친다. 카뱅은 500명 규모의 제2고객센터 증설에 나섰다. 하지만 고객센터 증설과 대출 트래픽은 별개다.
이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카뱅이 의도적으로 대출 속도를 조절하는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자본금이 수백조원인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인 카뱅 자본금은 3000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11일 기준 케뱅의 대출(여신)은 7700억원을 넘어섰다.
대출을 무작정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말이다.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대출이 6000억원을 돌파하자 아예 대표 상품인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 중단하기도 했다.
카뱅 관계자는 “단순 대출을 받고자 하는 수요 이상으로 금리나 한도를 조회해보려는 수요가 많아서 트래픽이 과도하게 몰리고 있다”며 “의도적인 대출 조절은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비스 개시 한달이 다 되도록 대출 오류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적어도 기존 은행의 불편한 대출 서비스의 대안이라는 슬로건이 빛 바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