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정부는 '살충제 계란'에 대한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피프로닐 등 5종 모두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피프로닐 계란의 경우 2.6개, 비펜트린은 36.8개를 매일 먹어도 건강에 큰 우려가 없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식품안전당국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한 상황이어서 소비자들의 불신이 회복될 지 의문이다.
◆ 평균 섭취량 0.46개…건강에 큰 문제 없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문제가 된 살충제 5종을 대상으로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 '살충제 계란' 난각코드(최종) 및 유통경로, 위해성 판단방법 다운로드
이번 조사는 소비자들 중 계란을 많이 먹는 극단섭취자(상위 97.5%)가 살충제가 최대로 검출된 계란을 섭취한다는 최악의 조건을 설정해 조사했다.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가 산란계 농장에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
현재 우리나라 국민 계란 섭취량은 하루 평균 0.46개(27.5g)이며, 연령대별 극단섭취량은 1~2세는 2.1개(123.4g), 3~6세는 2.2개(130.3g), 20~64세는 3개(181.8g)다.
또한 살충제 검출량은 피프로닐(0.0036~0.0763ppm), 비펜트린(0.015~0.272ppm), 에톡사졸(0.01ppm), 플루페녹수론(0.0077~0.028ppm), 피리다벤(0.009ppm) 이다. 국내 피프로닐 최대검출량은 유럽의 최대검출량(1.2ppm)보다 1/16 수준임
식약처는 "살충제 5종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었더라도 한 달 정도 지나면 대부분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며 "살충제별 독성 특성을 고려해 위해성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조사에서 표본채집 자체에 허점이 제기된 상황에서 이 같은 위해성 평가를 국민들이 얼마나 신뢰할 지 의문이다.
실제로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결과 '살충제 계란' 관련 정부의 발표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57.3%에 불과했다(그래프 참고).
<그래픽=리얼미터> |
◆ 살충제별 섭취 가능량 편차 커…피프노닐 가장 위험해
피프로닐은 계란 극단섭취자가 피프로닐이 최대로 검출(0.0763ppm)된 계란을 섭취했다고 가정했을 때 한계값(급성독성참고량)의 2.39%~8.54% 수준으로 건강에 위해를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그림 참고).
이는 최대로 오염된 계란을 하루동안(ARfD) 1~2세는 24개, 3~6세는 37개, 성인은 126개까지 먹어도 위해하지 않고, 평생동안(ADI) 매일 2.6개 먹어도 건강에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펜트린은 극단섭취자와 최대 검출량(0.272ppm)을 가정해 평가하였을 때도 위험 한계값의 7.66%~27.41% 수준이며, 하루동안 최대로 오염된 계란을 1~2세는 7개, 3~6세는 11개, 성인은 39개까지 먹어도 위해하지 않고, 평생동안 매일 36.8개 먹어도 큰 문제가 없음을 의미한다.
피리다벤의 경우 극단섭취자가 0.009ppm 검출된 계란을 섭취한다고 가정할 때 위험 한계값의 0.05%~0.18% 수준이다. 하루동안 계란을 1~2세는 1,134개, 3~6세는 1,766개, 성인은 5,975개까지 먹어도 위해하지 않고, 평생동안 매일 555개를 먹어도 건강에 위해를 미칠 가능성은 없다는 분석이다.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
에톡사졸과 플루페녹수론은 국내외에서 급성독성이 낮아 급성독성참고치 설정이 필요하지 않은 살충제로 정해져 있으며 평생동안 매일 먹어도 안전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에톡사졸은 평생동안 0.01ppm 검출된 계란을 매일 4000개까지 먹어도 위해하지 않으며, 플루페녹수론은 0.028ppm 검출된 계란을 1321개까지 매일 먹어도 건강에 위해를 미칠 가능성은 없음을 의미한다.
식약처는 "추가로 검출된 3개 성분(DDT, 클로르페나피르, 테트라코나졸)에 대한 위해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DDT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알려진 자료를 바탕으로 하면 위해 우려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