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미리 기자] 지난 21일 오후 8시 정각. 서울 홍익대 현대미술관에 들어서자 200여명의 사람들이 미술작품 앞에 서서 칵테일을 들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은 바로 바이오벤처, 바이오·제약산업에 투자하는 투자벤처사, 회계법인, 로펌 종사자와 교수들이었다.
이날 자리는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만들었다. 고 사장은 올 2월부터 두 달에 한 번씩 '바이오·제약업계 교류회'를 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롯해 종사자들이 자유롭게 업계 트렌드 등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참석자들은 정보 공유를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고 사장은 줄곧 JP모건 컨퍼런스 이후 열리는 뒷풀이처럼 업계 종사자들 간 정보를 나누는 자리가 활발히 열리는 해외와 달리, 국내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이에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을 키우자는 책임감을 가지고, 삼성이 앞장서 업계 교류회를 열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자리는 격식없이 편안하게, 보다 많은 이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신경쓴 모습이었다. 교류회 참가자들은 각자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와야했다. 행사장에서는 가벼운 마실거리와 먹을거리만 마련해 이를 들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정보 공유의 장'이라는 취지에 걸맞는 구성이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
참석자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전회 참석한 이들도 상당수였다.
배신규 엠디뮨 대표는 "처음 참석했는데 많은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굉장히 만족했다"며 "특히 연구개발 회사로서 CMO(의약품 위탁생산), CRO(의약품 위탁 연구개발) 업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뜻깊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종서 앱클론 대표는 "제약·바이오 업계 대표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최근 이슈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돼 매번 시간을 내서 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많은 업계 종사자들과 소통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는 참가자를 공개 모집하면서 참가인원 수가 더욱 늘어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1~3회 동안 280여명이 참석했는데 반응이 좋아 참석자를 공개적으로 모집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앞으로도 더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캐주얼한 분위기 속에서 업계 트렌드와 정보를 공유하는 소통의 장(場)을 만들기 위해 추진하게 됐다"며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해 네트워킹을 하면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 사장은 해외에서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생화학(학사), 노스웨스턴대 유전공학(박사)를 마치고 아머샴 파마시아 바이오테크, 하이쎄크 어소시에이트 디렉터, 타겟 퀘스트 최고경영자, 다이액스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삼성그룹에는 2000년 합류했다. 그는 삼성종합기술원, 삼성전략기획실, 삼성전자 등에 몸담으며 삼성의 바이오사업을 이끌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가 된 것은 2012년이며, 2015년 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