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헤지펀드들이 2007년 금융위기를 불러온 것으로 비난받는 신용파생상품에 다시 크게 투자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맨해튼 금융권 <사진=블룸버그> |
보도에 따르면 아폴로, 브리게이드캐피탈, 블루마운틴 등 대형 헤지펀드들은 만기 2~3년의 일명 BTS(bespoke tranche opportunity)를 사들이고 있다. 이 상품은 회사채 부도 위험에 연계된 신용부도스왑(CDS) 다수를 묶은 구조화 상품으로, 올해 1~7월까지 시장 규모가 작년 같은 기간의 2배 넘게 확대됐다.
트레이더들은 올 들어 BTO 발행 물량만 200억~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00억달러, 작년에 150억달러로 증가한 데 이은 성장세다. 이는 신용시장 변동성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 애쓰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가장 위험한 경우 수익률이 10%대에 달해 일반적인 하이일드(정크본드) 수익률 5.8%를 크게 상회한다.
CDS를 담보로 한 BTO는 신용평가사에서 신용 평가를 받지 않아서 투자 층이 제한적이다. 투자자는 약 100개의 서로 다른 신용디폴트스왑(CDS)으로 이뤄진 묶음(bundle)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 상품들은 해당 기업의 신용등급에 따라 고위험·중위험·저위험 묶음(트랜치)으로 나눠진다.
부도 위험이 높은 트랜치에 투자할수록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으며, 부도 위험이 낮고 안전한 트랜치의 경우 낮은 이자가 지급된다. 금융위기를 불러온 상품도 이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
현재 맞춤형 트랜치 시장에 진입한 기관투자자 중에는 캐나다와 뉴질랜드의 연기금도 있다고 트레이더들은 전했다.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가장 큰 투자은행은 씨티그룹이며 JP모간체이스,BNP파리바 등도 활발하게 거래 중이다. 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역시 해당 상품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