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실손의료보험중 일부 상품의 보험료 산출 기준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당국은 문제가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들에 보험료 인하 등을 권고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08년 5월 이후 판매된 실손의료보험 상품 보험료 감리 결과, 총 24개 회사 중 21곳의 실손보험 상품에서 일부 문제를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문제가 된 계약은 약 40만 건으로 지난해 전체 계약 3456만건 중 1.15%에 해당된다.
특히 2014년 8월 판매한 노후실손의료보험 일부는 보험료가 보험회사에 유리하게 책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일부 보험사들이 노후실손상품 판매초기, 자기부담률이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출한 보험금 비율) 등 보험료 책정을 위한 경험통계가 없어 일반실손의료보험 경험통계를 바탕으로 보험료를 산출했다고 적발했다. 보험사 10곳이 100%를 밑도는 손해율에도 2년 연속 보험료를 인상한 사실도 확인했다. 한마디로 보험사에 유리하게 노후실손 보험료를 책정했다는 게 금융감독원의 주장이다.
금감원은 이처럼 보험료율 산출원칙 등을 지키지 않은 보험사에 관련 기초서류 변경을 권고하고 내년도 실손 보험료 조정에도 이번 권고사항이 반영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당국은 이번 조치로 약 15%의 실손의료보험의 갱신보험료 인하를 기대했다. 논란이 된 노후손실의료보험의 보험료의 경우 동결이나 인화될 것이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전체적으로는 약 100억원의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순찬 부원장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감리를 통해 보험회사의 보험료 산출 관련 내부통제가 강화되고 합리적인 보험료 책정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험회사의 책임을 강화하고 소비자 피해와 민원에 선제 대응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노후실손 보험료 인하 요구에 난감한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노후실손보험은 도입 초기부터 실패를 예상했던 상품”이라며 “손해율이 높아 9월 1일 재가입시점에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금융당국의 보험료 인하 압박에 난감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은 판매 2년차인 2015년까진 100%에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40%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며 “손해율 증가 속도가 매우 가파른데다 관련 통계도 적어 향후 손해율이 얼마나 치솟을지 가늠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보험사 입장에선 수익성은 없고 리스크도 어느 정도일지 판단하기 힘든 상품이라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