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북한이 29일 중거리급 이상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일본 상공을 향해 미사일을 쏜 북한의 대형 도발에 일본은 물론 한국과 미국도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5시 57분쯤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불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26일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해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발을 발사한 이후 불과 3일 만이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최대고도가 550㎞, 비행거리가 2700㎞로 추정된다"며 "세부사항은 한미 당국에서 공동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비행거리를 고려했을 때,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 또는 사거리 3000㎞의 무수단(화성-10) 미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 상공 통과 시 거의 최고고도로 통상 영공인 100km를 넘었다"며 "일단 괌 포위사격 하겠다고 한 화성-12형이 유력하고, 무수단(화성-10)과 북극성-2형까지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AP통신/뉴시스> |
이번 북한의 미사일이 3000km 가량 날아가면서, 괌 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북한군 전략군은 지난 9일 미국을 향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로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위한 작전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로버트 매닝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비행했다는 것을 확인, 추가 정보를 수집 중"이라며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북미 지역에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번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이전 도발에 비해 상황이 심각하다. 당장 일본의 반발이 거세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을 통과한 미사일은 전례가 없는 것이고, 이는 일본의 안보에 중대하고 심각한 위협"이라며 "북한에 엄중히 항의하고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단호히 비난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확인한 직후, 주민들에게 지하시설 등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긴급 소집키로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출근길에 만난 기자들에게 "북한이 발사한 탄도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것 같다"며 "국민의 생명을 확실하게 지키기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
대화 재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던 우리나라로서도 이번 북한의 도발은 큰 충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7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긴급 소집해 사태 파악과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