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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샐러리맨서 800억대 성공 창업가 된 한기수 필옵틱스 대표

기사등록 : 2017-08-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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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대기업 10년 사표 끝 도전과 창업
디스플레이 장비 국산화 실현...OLED 시대 앞서 준비

[뉴스핌=이민주 전문기자] "코스닥 상장 이후 입사 지원자가 늘고 임직원들 사기도 높아졌습니다. 유능한 인재를 선발해 좋은 제품을 만들고, 이것이 다시 유능한 직원을 불러 들이는 선순환을 만들겠습니다. 저의 직장인 시절 꿈이었습니다."

창업에서 코스닥 상장까지 불과 9년. 매출액 1000억원 달성도 5년만에 달성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장비 제조기업 필옵틱스가 가파른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월 코스닥에 상장한 필옵틱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1922억원, 영업이익 190억원, 당기순이익 1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311% 급증했고 영업손익과 당기순손익은 흑자 전환했다.

이는 디스플레이 주력 방식이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로 이동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고객사들의 필옵틱스 장비 주문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필옵틱스의 최대주주(33.76%)이자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한기수(48) 대표의 지분 가치는 현재 820억원대 수준이다. 지난 6월 코스닥 상장 당시엔 1200억원대에 이르기도 했다.

한기수 필옵틱스 대표는 "인생 경영이든 기업 경영이든 심사숙고해서 의사결정을 하고, 일단 결정을 내리면 충실하게 밀고 나가야 성공한다"고 말한다. 사진제공=필옵틱스.

이 같은 영광의 뒤안길에는 도전과 시행착오가 있었다. 한 대표는 안정된 대기업을 과감하게 뛰쳐나와 미지의 가시밭길에 뛰어들어 이런 성과를 냈다.

그는 한양대 물리학과를 졸업하던 1994년 삼성SDI에 입사해 이곳에서 딱 10년을 근무했다. "괜찮은 보수를 받았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샀죠. 그런데 이런 삶이 과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과다한 업무에 내 스스로를 혹사시켜봤지만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군요."

한편으로는 창업 기회가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삼성SDI에서 그는 PDP(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에 쓰이는 노광기, 레이저 커팅 장비 개발을 담당했는데, 여기에 쓰이는 부품이나 장비를 외국에서 고가에 매입하는 것을 보면서 이를 국산화하면 기회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결국 2004년 그는 사표를 던졌다. 그는 "집사람이 의외로 선선하게 내가 직장 그만두는 것을 이해해줘서 부담을 덜었다"고 전했다. 이후 잠시 중소기업에 다니던 그는 투자 유치를 받아 2008년 필옵틱스를 설립했다. 주력 생산품은 LCD용 노광기와 레이저 장비. 그의 대기업 근무 시절 담당 업무였다. 이후 삼성디스플레이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해 판매가 순조롭게 이뤄졌다.

그렇지만 그는 불안했다. 머지 않아 디스플레이이의 대세가 LCD에서 OLED로 넘어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OLED는 LCD에 비해 화면 해상도가 탁월하고 친환경적이다. 2013년, 그는 OLED용 장비 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한다. 조만간 OLED 시대가 올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런데 이는 오판이었다. "조만간 올 것이라고 생각한 OLED 시대가 지연됐습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시대를 확신하지 못하고 이 분야 투자를 망설였어요."

2014, 2015년 필옵틱스는 각각 108억원, 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1000억원을 넘던 매출액도 수백억원대로 주저앉았다. 임직원들도 동요했다.

"모두가 저를 바라보더군요. 임직원들을 불러 모아 OLED가 시대의 대세이고 지금의 전략을 밀고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평직원과도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했습니다. 그러자 회사에 다시 생기가 돌더군요."

OLED 개막은 지난해 시작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공정 전환을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필옵틱스의 실적도 빠르게 개선됐다. 필옵틱스가 생산하는 레이저 커팅 장비의 고객사 점유율은 65%에 이른다. 올해부터는 BOE를 비롯한 중국의 디스플레이 기업들도 OLED 전환을 시작해 매출액은 추가로 개선될 전망이다.

필옵틱스는 미래 먹거리로 자동차용 2차 전지를 선정하고 관련 장비 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 주력 제품인 '장비'가 일회성의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자동차용 부품 개발에도 나섰다. 2025년까지 연매출 1조 5000억원을 달성해 글로벌 장비 10대 메이커가 된다는 목표도 세웠다.

4차 산업혁명으로 창업 붐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그는 "아무리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도 투자를 유치해야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며 "지금보다 더 과감하게 스타트업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민주 전문기자(hankook6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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