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여성환경연대가 지난 3월 진행했던 일회용 생리대 검출 시험 결과를 놓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제품명 공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일임하겠다는 여성환경연대 측에 "실험 결과 자체가 과학적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여성환경연대 측은 최종결과가 아닌 초기결과를 공개한 식약처에 항의하며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식약처는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를 열고 지난 3월 여성환경연대가 김만구 강원대 교수팀과 진행한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시험' 결과를 "과학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증위원회에는 여성환경연대를 포함한 8명의 전문가가 합류되어 있다.
검증위원회는 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시험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여성환경연대가 식약처에 전달한 결과가 상세한 시험방법 및 내용이 없다"며 "연구자간 상호 객관적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아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정부나 기업의 조치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환경연대가 식약처에 결과 공개를 일임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나섰다. 식약처 측은 "시험을 의뢰한 여성환경연대가 시험결과를 직접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여성환경연대가 식약처를 통해 해당 자료를 대신 공개하기 원하는 경우 공개자료 범위 및 내용을 정확히 해 제공하도록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 규명과 철저한 조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SBS스페셜 '바디버든' 고혜미 연출자(환경호르몬의 습격 작가)가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여성환경연대 측은 '과학적 신뢰할 수 없다'는 식약처의 입장에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오후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식약처가 전날 공개한 검출실험 자료는 여성환경연대가 제공한 최종분석 자료가 아니라 초기 자료"라고 반박했다. 여성환경연대에 따르면 생리대 검증위원회 말과 달리 식약처는 최종분석 자료가 아닌 초기 자료를 언론에 알렸다.
여성환경연대는 "국내 최초로 시도된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실험의 의미와 중요성을 폄하하는 행위"라며 "생리대 유해성에 대한 규명과 대책 마련의 중요성을 축소하고 회피하려는 의도로 밖에 안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방은 여성환경연대가 식약처에 생리대 유해성물질 검사 제품명 공개를 일임하면서 시작됐다. 깨끗한 나라가 만든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논란이 커지면서 여성환경연대는 3월 진행한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실험 결과를 모두 공개하라는 요청을 받아왔다.
당시 여성환경연대 소속 이사가 1위 생리대 제조사인 유한킴벌리 상무인 것으로 알려진 점도 논란을 부추겼다. 당시 실험에 쓰인 투자 비용을 후원받았을 수 있다는 눈초리도 받기 시작했다.
이에 여성환경연대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유한킴벌리를 포함한 어떠한 민간기업 후원이나 금전적 지원도 받지 않았다"며 "유한킴벌리 임원 역시 시민사회로부터 신뢰받는 여성기업인 개인 자격으로 추천을 받은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지난 3월 조사대상 제품명과 업체명이 포함된 조사결과 일체를 식약처에 전달했다"며 "정부가 전수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라 검사 결과 제품명도 식약처에 일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당장은 제품명 공개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생리대 전수조사 결과가 마무리 되는 즉시 업체명, 품목명,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출량, 위해평가 결과를 모두 공개할 예정"이라며 "소비자가 안심하고 생리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생리대 실험 결과에 대한 공방이 생각보다 커지고 있어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우선은 식약처가 진행하는 생리대 전수조사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