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민준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대형세단 SM7과 중형세단 SM5를 단종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두 모델을 대체할 마땅한 신차가 없어 당분간 대형‧중형세단 시장에서 영향력을 펼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은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자동차업계 간담회' 직전 뉴스핌과 만나 "SM7와 SM5 후속모델, 연식변경 모두 없다"며 "지금 우리는 경쟁사처럼 기존 차에 투자하거나 신차를 많이 들여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확인했다.
시기에 대해서는 "(단종시점은) 올해가 될지 내년이 될지 아직 결정한 바 없지만 지금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시점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SM7과 SM5는 한 때 각각 연간 1만대, 4만대까지 팔린 인기 세단이다.
지난 2010년 르노삼성차가 내수판매 12만대를 기록, 첫 번째 전성기를 맞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모델 노후화와 경쟁 신차 등장으로 재작년부터 판매량이 급격히 줄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7월 두 모델의 연식변경도 출시했지만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신차 SM6의 출시도 SM7과 SM5의 단종설에 한 몫 했다. 작년 3월 준중형 SM6가 출시 직후부터 월 평균 5400대 팔린 것과 달리 같은 시기 SM5와 SM7는 판매에 제동이 걸려서다.
즉 중형세단인 SM5와 대형세단 SM7의 중간급으로 출시되는 SM6가 두 차종의 판매량을 갉아먹는 '제 살 깎기' 현상이 가시화된 것이다.
특히 SM5는 법인택시와 같은 LPG 모델 수요라도 있지만 SM6보다 성능과 고급감에서 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SM7의 단종 가능성을 업계에서는 더 높게 봤다.
다만 르노삼성차는 SM7·SM5의 단종설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르노삼성차가 올해 내수 12만대 판매를 달성하고 내년 13만대까지 가는데 SM7과 SM5가 뒷받침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두 차종의 합산 판매량을 1만2689대로 예상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여전히 수요가 있는 법인택시 시장에 SM5의 영업력을 강화하는 한편, SM7도 LPG모델을 앞세워 장기 렌터카 등 법인차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후속 모델 계획이 없는 이상, 단종 없이 지금의 라인업을 유지하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며 "차종별로 각기 다른 경쟁력을 살리는 마케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