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를 다시 제안했다. 웨스턴디지털이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대신 생산설비 소유지분이 더 높아진다는 조건에서다.
<사진=블룸버그> |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메모리 의결권에 집착하지 않는 대신 욧카이치 반도체공장에서 협업을 지속할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인수 제안을 내놓았다.
이 제안은 미국 투자펀드인 KKR과 일본 산업혁신기구 그리고 정책투자은행 등 3개 주체가 중심이 되어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고 이 회사에 일본 시중은행 대출 형태로 자금을 모아 2조엔 내외로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하는 것으로, WD가 1500억엔을 출자하는 방안은 철회했다.
출자하지 않는 대신 WD는 공장을 일부 돌려줄 것을 요청했다.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의 욧카이치 공장 지분율은 현재 약 60 대 40이지만, WD는 이 비율을 50대 50으로 맞출 것을 요구했다. 앞서 삼성전자가 인수를 제안했을 때 도시바가 WD의 생산설비를 매입하는 식으로 자금을 지원했는데, 이를 다시 환매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이는 메모리 제품이 품귀인 상황에서 도시바메모리 지분 출자보다 생산설비 소유지분 확보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웨스턴디지털의 새 제안은 각국의 독점금지법 심사를 쉽게 통과하게끔 만들려는 목적도 들어있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도시바와 동종 업종이라서 인수할 경우 시장지배율이 높아질 것이지만, 이번 제안에서는 표면적으로 인수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규제 당국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직 불명확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시바는 내년 3월에 끝나는 회계연도까지 메모리 사업부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